BOOK

MY BOOK - 존 버든 / 데이브 거니 시리즈

단단콩알 2024. 10. 14. 23:09

- "퍼즐 미스터리"의 거장 존 버든. 뉴욕 맨허튼의 광고계의 큰손으로 불리다,  40대에 은퇴 후, 소설을 쓰기 시작. 데뷔작인 <658, 우연히>가 전세계 30개국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 여러 연쇄살인 사건 해결로 유명세를 얻은 전직 뉴욕 강력계 형사 데이브 거니. 시리즈는 사건해결 과정뿐만 아니라, 인간 거니의 내적 갈등도 잘 표현되어 있다.

사건에 있어서는 너무나도 냉철하고 예리하며, 망설임없는 거니지만,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선 아들(들)과 아내를 실망시키고 있다는 자책감과 좌절감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그들을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다. 어찌 표현해야 할지, 그들을 자신의 우선순위에서 일보다 밀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두려운 것일 뿐. 마음은 여전히, 아버지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버림받은 상처입은 꼬맹이 거니(본인은 부정하지만)라서, 서툰 것일지도. 그럼에도, 그는 좋은 사람이고, 좋은 남편이며, 좋은 아버지다. 그렇지 않았다면, 자책감..좌절감...따윈 가지지도 않았겠지.

퇴직 후에도 범죄자, 살인, 죽음 등에만 몰두하는 거니에게 가끔은 냉담하고 냉소적이기도 하지만, 그의 서툶을 알아주고, 결국은 절대적인 편이 되어주는 아내 매들린. 시리즈 내내, 거니는 그런 매들린의 소중함을 얘기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진짜 축복같은 존재인.

-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때론, 가까운 사람(들)이 아닌 (멜러리가 단지 동창인 거니에게 그랬듯, 거니가 단지 전동료인 하드윅 형사에게 그랬듯) 사람에게 오히려 더 솔직해지기도 한다. 물론 상대가, 나의 치부를 이용하지않을 만큼 괜찮은 인간이어야한다는 전제가 있어야겠지만. ㅎ

- "난 네 비밀을 모두 알아. 과거의 죄와 지금의 벌, 곧 다가올 죽음까지도!", "열정! 비밀! 멋진 사진들!"...
우리에겐 대단할 것 없어 보이는 이 모호한 협박들은, 당사자들에겐 패닉에 가까운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그건 아마도, "내가 알지 못하는" 나의 과오, "내가 알지 못하는" 나의 치부가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그 민낯이 세상에 드러날지도 모른다는 "도둑이 제 발 저린" 두려움이리라. 그러니 착하게 살아야 해~라고 단순히 말할 수 없다는 게 더 무서운 점일지도 모른다. 의도하지 않아도, 통제를 벗어난 과오도 분명 존재할터이니. 그러니 최소한, 의도한 과오는 없어야 하지 않을까.

- 읽고 나면, 제목들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게 된다.  번역가 분의 작명센스 정말 남다르심~ ㅎㅎ

- 더 이상 절대 장황해지지 않겠다..다짐했겄만..ㅜㅜ



"658,우연히"

유명작가이자 알콜중독을 이겨내고 현재 수련원 운영중인 대학동창 마크 멜러리로부터 도움을 요청받은 전직 뉴욕 강력계 형사 데이브 거니. 멜러리는 3주 전에 받은 빨간 잉크로 쓰인 묘한 협박편지를 보여준다.

"1부터 1000 사이의 숫자를 하나 생각해. 그 숫자를 말해봐. 이제 봉투를 열어. 봤지? 난 네 비밀을 모두 알아. 과거의 죄와 지금의 벌, 곧 다가올 죽음까지도!"

멜라리가 생각한 숫자 658. 동봉된 작은 봉투에는 658이라는 숫자와 수취인 X.아리브디스의 사서함으로 289.67달러를 입금하라고 적혀 있고, 위철리의 그레고리 더모트(사서함 주인)라는 사람이 멜라리가 보낸 수표를 반송. 이후 범인은, 멜러리가 생각한 숫자 19를 또 맞추고, 거니는 경찰에 신고하라고 충고한다. 그러나 멜러리는 (총상으로 경동맥 파열 후) 깨진 위스키병에 목이 그여 살해당하고. 피어니 경찰서에 연락한 거니는, 담당 수사관인 오만한 옛 동료 잭 하드윅과 조우한다. 눈밭에 범인이 남긴 발자국을 쫓았으나, 어느 순간 숲속에서 끊긴 흔적. 그리고 남겨진 협박편지. 클라인 지방검사의 요청으로, 조사에 참여하게 된 거니는 멜러리의 수련원 근처 모텔의 투숙객, 스킬라 모자(母子)가 루비 구두를 훔쳐갔다는 얘기에, 현장 조사반을 요청한다.

브롱크스 플라운더 비치 앨버트 러든 사건현장에 남겨진 조화(造花) 작약(피어니). 매사추세츠 소더톤 리처드 카치의 우편함에서 발견된 죽은 넙치(플라운더). 이전 살해현장의 지명을 남긴 범인. 희생자의 알콜 중독문제, 빨간 잉크로 쓰여진 협박편지, 그리고 동일한 298.87달러 수표.

모텔에서는 피부유분으로 쓰여진 레드럼(redrum, 거꾸로 하면 murder로 영화 샤이닝에 등장)이 발견된다. 거니와 범죄학자 레베카 홀든필드 박사는 이는 중요한 단서라고 얘기한다.

이미 작성된 편지에 멜러리가 말한 19만 추가기입하고, 출력해서 우체통에 넣었을 것. 범인이 불특정 다수에게 658을 적어 보내고, 658을 생각한 사람은 289.87달러를 입금(있지도 않은 불륜 사진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협박메일을 발송하고, 이에 응한 사람들을 협박해서 돈을 갈취하는 사기와 유사한 방법)하게 한 것으로, 수표는 개인정보를 얻기위한 목적임을 추측하는 거니.

위철리 경찰서 나르도 경감으로부터 범인이 더모트, 거니가 다음 타겟이란 협박전화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거니는 위철리로 향한다.
일이 항상 큰 부분이었지만, 아들 대니(놀이공원에 데려가던 중, 사건전화에 정신을 파는 사이에 음주뺑소니로 사망)가 죽고나서는 전부가 되었다며, 그 무엇과도 이별하려 하지 않는, 이별하지 못하는 거니의 마음을 건들인 매들린과의 통화로, 사건에 대한 자신의 집착이, 아들 대니의 죽음과도 이어져 있음을 깨닫는다. 심지어 자신들을 위험에 노출시켰음에 자책감과 좌절감을 느끼는 거니.  

더모트의 집을 수색하던 중 이상함을 감지하는 거니와 나르도 경감. 더모트의 부모는 과거 술취한 남편이 부인의 목을 찔렀던 사건 당사자였던 지미, 펠리시티 스핑크스. 더모트는 집 전체에 폭발물을 설치하고, 총으로 위협하여 나르도 경감에게 자신의 병든 어머니를 상대로 부모의 사건을 재현하도록 강요한다. 더모트의 완벽한 통제욕구를 무너뜨리기 위해, 거니는 더모트에게 나르도를 쏘라고 명령하고, 당황하는 더모트에게 수표에 기재된 R.카치가 리처드 카치임을 알고 있는 니가 범인이었음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고, 생각만큼 똑똑하지 않다며 자극한다. 이에 더모트는 대니 얘기로 거니를 자극. 더모트가 총을 발사한 순간 나르도가 위스키병을 던져, 더모트는 혼수상태로 병원 이송되어 치료 중 사망한다.

사건이 마무리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계속 피해왔던 아들 카일(전부인과 사이의 아들)과 통화하는 거니. 새삼 깨닫게 된 매들린의 소중함. 마치 거니 자신의 목숨줄인 것처럼, 떠오르는 태양 아래 그녀를 꼭 껴안는다.

- 거니는 매들린과의 대화로, 여러 단서(범인 X.아리브디스는 X-MAS에서처럼 Ch.아리브디스 혹은 카리브디스(소용돌이/스킬라)일 수 있다는 점, 멜러리 사건의 범인 도주 방향이 보이는 것과는 반대일 가능성, 편지가 멜러리를 겁먹게 하기에 충분히 모호하다는 점, 658, 19라는 숫자가 속임수일 수 있다는 점 등)를 얻게 될 만큼, 매들린은 현명하고 특별한 여인이다. 그랬기에, 거니의 자책감과 좌절감도 알고 있었을 것이고,  거기에 잠식되지 않길 바랬으리라.

- "막다른 골목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오직 한 가지 뿐이야. 돌아서서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는 거지." (나르도 경감)
저마다, 자신만의 상처를 가지고, 자신만의 삶의 무게를 짊어진 채, 자신이 가장 힘겹다고 착각하며 우린 살아간다. 아버지의 음주문제를 투영해, 자신과 상관없는 자들을 죽이는데 자신의 우수한 두뇌를 사용한 더모트. 어머니를, 그리고 가정을 파괴한 아버지가 경찰이었다는 이유만으로, 경찰을 증오하고 살인, 농락하기까지. 거니 역시 아버지에게 알콜 문제가 있었고, 버림받았고 상처받았으며, 아들 대니를 음주 뺑소니로 잃고도 범인조차 잡지 못했으나, 거니는 더모트와는 완전 달랐다. 거니가 형사였기때문만은 아니리라.
어떤 상처를 가졌든, 얼마만큼의 삶의 무게를 짊어졌든, 어떻게 살아갈지는 선택의 문제다. 살다보면, 잘못된 길에 들어설 때도 있다. 하지만, 그걸 깨닫게 되는 순간 돌아서서 반대 방향으로 걸어갈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길. 그리고, 아닌 것과는, 과감히 이별할 수 있길.



"악녀를 위한 밤"

"특별한 결혼식. 4대의 카메라와 1대의 헬기가 찍은 범행현장, 구멍난 14분. 문득 끊긴 범인의 흔적.
완전한 범죄란 없다. 완전해 보이는 현장이 있을 뿐.
사랑이 추억을, 죽음이 혈흔을 남기듯.
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캐츠킬의 전원생활에 회의를 느끼는 거니. 멜러리 사건으로 죽음의 고비를 넘겼음에도, 형사시절을 그리워한다.

옛동료 잭 하드윅은, 넉달 전 상류층 신부가 결혼식에서 살해된 미해결 사건(부유한 신경외과 위드로 페리의 의붓딸인 신부가 유명 정신과 의사 스콧 애슈턴 박사와 결혼, 피로연 도중 정원사 헥터 플로레스가 신부를 살해한 후 이웃집 유부녀와 도주)에 불만을 제기한 신부 어머니 밸 페리를 만나달라고 부탁한다.  

질리언은 헥터의 오두막에서 목이 잘린 채 사망했고, 헥터는 창을 넘어 도주하고, 숲에서 칼이 발견되지만, 숲 중간에서 모든 흔적은 사라졌으며, 헥터의 불륜녀로 의심받는 이웃집 키키 뮬러는 사건 전날부터 본 사람이 없다. 거니는 애슈턴이 헥터 오두막을 노크하기 전 이미 살해된, 계획범죄라고 생각하며, 테이블 위에 자른 머리가 몸통을 바라보도록 놓여져 있는 것은 누군가에 대한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헥터의 전화기에서, 에드워드 벨로리란 이름으로 질리언에게 발송된 '바로 그 이유때문에 나는 글을 썼다.' 는 문자.

거니는 매들린과의 미묘한 갈등에, 2주라는 엄격한 시간제한을 두고 사건을 맡기로 한다.

매들린이 초대했던, 페기 미커는 여성혐오가 강한 작품의 작가, 에드워드 밸로리(엘리자베스 시대의 희곡작가)에 대해 거니에게 알려준다. '바로 그 이유때문에 나는 글을 썼다.'는 희곡의 서문, 원제 "멕시코인 정원사", 주인공 헥터 플로레스의 어머니는 남편을 죽이고, 남편의 형제를 유혹하며, 주인공을 버리고, 이후 헥터는 정원사로 위장해 돌아와,  자기 형제를 속여 어머니 목을 베게 한다는 내용.

애슈턴의 비서인 서배너 리스턴은 자신도 메이플셰이드 사립학교(성폭력 가해자 치료전문) 출신으로, 질리언 친구 둘이 졸업 후 실종됐고, 둘다 헥터와 사귀고 싶어했다고 얘기한다. 또한 졸업 후 카닐라 패션 광고모델(사진작가 알렉산드로)이 된 공통점도 있다고. 애슈턴은, 질리언 같은 반 졸업생중 3명은 가족에게 고가의 차를 요구하고, 들어주지 않자 집을 나가면서, 찾거나 연락하지말라고 했고, 그것이 마지막 통화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얘기한다.

거니의 연쇄살인범 머그샷 작품을 10만달러에 사고 싶어하는 제이 지킨스틸과의 식사뒤, 거니는 기억을 잃고, 그가 기억하기도 싫어했던 모교 제네시우스 사립학교 앞, 보조석에서 깨어난다. 기억의 오류인지, 음모인지, 착각인지 혼란스러운 거니. 그리고, 남겨져 있는 '열정! 비밀! 멋진 사진들!'이라는 익명의 메시지.
되돌아간 지킨스틸의 집, 몰래 들어간 방에서 느껴지는 기시감. 흔적없이 치워진 집에서, 낮에 지킨스틸이 화분 속에 남겨둔 술잔을 찾아 손수건으로 감싼 채 집을 나온다.

거니는, 목이 잘린 키키 뮬러 시신이 발견됐으며, 카닐라 패션은 범죄관련이 의심되는 스카드 일가와 관련됐음을 하드윅을 통해 알게되고, 은밀히 술잔의 지문조사를 하드윅에게 요청한다. 하드윅은 지문이 미성년자 강간 및 사진촬영 혐의로 체포되었던, 전직 배우 사울 스텍의 것임을 알려준다. 스카드가문은, 성관련 불법사업에 연루된 정황이 있으나, 자료는 남아있지 않고, 직간접 관련자들은 모두 죽었으며, 대표는 지오토 스카드로, 조직은 오직 가족(세 아들과 알바니아 마피아 두목의 외동딸로 마약중독자인 아내 티라나 막달레나)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미국 이민후 막내 아들 레오나르도와 함께 쫓겨난 티라나는, 모델 에이전시를 운영했으나, 아이들 성추행으로 주립 정신병원에 수감되고, 그 아들은 사라졌다고 얘기한다.

졸업생중 추가 실종자 6명. 팜비치에서 멜라니 스트럼이 3달 전 강간당하고 목이 잘린 채 조던 볼스턴의 자택 냉동고에서 발견되고. 거니는 조던 볼스턴을 카닐라로 협박해 추가 사건이 있음을 알게 된다.

집에선 머리가 잘린 채 몸통을 바라보고 있는 인형이 발견되지만, 범죄수사국의 수색에도 지문. 증거, 강제침입 흔적은 발견되지 않는다. 매들린은 거니의 일때문에 보금자리가 침입당했다고 분노하고, 그는 매들린도 잃을까 두려워, 밸 페리에게 그만두겠다고 메시지를 남긴다. 그러나 마음을 가라앉힌 매들린은, 거니에 대한 자신의 기대에 그가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 점을 사과하면서 계속 수사하라고 얘기해준다.

멜라니 사건의 담당인 대릴 베커 형사가 거니의 제안으로, 볼스턴의 보트를 수색하여, 다른 피해자 킴 데커 신원이 확인되자, 볼스턴은 수사에 협조하기로 한다. 그는 <선데이 타임스>에 실린 카닐라 광고(고가의 옷이 아닌 모델 여성을 판매)에서 구매결정하면 며칠 뒤 여성들이 직접 찾아오고, 계약은 여성들의 죽음까지 포함, 목을 베는 게 카닐라의 방침이라고 얘기한다. 범죄학자 레베카 홀든필드는 헥터 플로레스가 스카드 가족의 일원이고, 레오나르도 스카드일 확률이 높다고 주장한다. 휴식 중, 레베카와 얘기나누던 거니는, 광고 속 침실이 청소부들을 피해 숨었던 방이었음을 깨닫는다. 이후 서배너 리스턴이 질리언 페리와 동일한 자세로 살해되고 현장에서는 또 장화가 발견. 거니는 장화에 대해 가능한 모든 화학반응 검사를 요청한다

거니는 질리언의 사건기록을 살펴보다, 질리언의 검색기록에서, 실종자들이 부모와 논쟁을 벌였던 브랜드들을 발견한다. 사울 스텍이 알렉산드로란 이름으로 메이플셰이드 출신 여자들 사진을 찍어왔다며, 어떻게 그와 연루되었는지 궁금해 하는 하드윅에게 거니는 약물 등 모든 사실을 말한다. 위그 경사로부터 장화에서 개를 유인하는 아주 강력한 페로몬 성분이 발견되었음을 알게 된 거니는, 범인이 그 칼을 찾기를 원했던 것이며, 범행도구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흙과 낙엽에 묻었음을 깨닫고, 하드윅과 함께 애슈턴을 만나러 간다.

애슈턴은 거니와 하드윅에게 예배당에서 여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게하고, 거니는 헥터에 대한 일화는 많았지만, 목격자가 없다는 점 등에 대해, 하드윅과 얘기하다 애슈턴이 헥터임을 깨닫는다. 애슈턴은 사무실에 설치된 도청장치로, 거니와 하드윅의 대화를 엿듣고, 예배당에 불을 질러 모두를 살해하려 하지만, 살인으로 사업을 망친 그를 용서할 수 없었던 자신의 아버지, 호버트 애슈턴(지오토 스카드)에 의해 살해된다. 지오토에게 입은 총상으로, 2주간의 혼수상태였던 거니. 깨어난 거니는 다시 한번, 매릴린의 존재와 그 소중함에 감사한다.

- 절대로 교화되지 않는 여학생들에게 분노한 애슈턴은, 스카드 조직에 아이들을 공급하여, 사회에서 영원히 제거할 목적으로 목을 베도록 한 것. 똑똑한 질리언은 애슈턴의 정체를 알아채고, 애슈턴을 협박하다 살해당했다. 애슈턴은 자신을 세례 요한(마가 복음서에는 요한이 헤롯왕실의 도덕적인 부패를 비판했다가 살로메의 어머니의 농간으로 처형되었다고 설명)으로, 희생자들을 살로메(의붓아버지 헤롯왕 앞에서 춤을 춰 기쁘게 한 보상으로, 세례자 요한의 목을 요구)로 생각하여, 음탕한 살로메의 목을 자르는 것은 정당하다고 생각했다. 어이가 가출한 기분;;;;

- 희생자들은, 그야말로 삼킬 수도, 뱉을 수도 없는 "뜨거운 감자"였다. 인간은 고쳐쓰는 게 아니라는 게 진리일까? 결코 교화되지 않는 이들을, 사회가 책임지고 영원히 격리시켜야 하는 걸까, 아님 가족이 이들을 영원히 책임져야 하는 걸까? 질리언 페리의 죽음은, 친엄마조차 딸을 잘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이었을뿐, 슬픔은 아니었다. 불쌍하다고 해야 할까, 아님 사회악이 하나라도 줄었으니 다행이라고 안도해야 할까..참..어렵다.

- 지오토의 총 앞에서도, 무모할만큼 용감했던 거니였지만, 약물로 기억을 잃었던 -하드윅에겐 얘기할 수 있었지만- 사실은 차마 매들린에게 고백하지 못했다. 약물때문이긴 했지만, 혹시라도 그녀를 실망시킬 일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때론,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더 솔직할 수 없다니 참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이는 상처입히고 싶지 않을 만큼의 소중함이자, 사랑한다는 반증이 아닐까..



"기꺼이 죽이다"

"착한 양치기 사건(미제사건)
   사건발생: 10년 전 2000년 봄
   사망자:  총 6명
   범행도구: 50구경 데저트 이글
   범행요약: 벤츠 플래그십 모델을 운전 중인 부유층
                    만 골라 총격 후 도주
   특이사항:  "부자가 곧 사회악"아란 메시지를 보냄
                     6건의 범죄 후 종적을 감춤.
   담당자: FBI 매튜 트라우트, 뉴욕 경찰국 선임
                수사관 맥스 클린터과 잭 하드윅. "

질리언 페리사건으로 혼수상태에서 깨어난지 6개월, 거니의 모든 것이 달라졌다. 계획, 사람들, 전화, 일체의 책임으로부터 자신을 단절시켰고, 우울하고 적대적이 되었으며,  옷을 입을 때마다 마지막으로 꼭 챙기게 된 권총. 냉소적, 방어적, 분노에 가까운 적대감뿐만 아니라 자신의 판단이 틀릴까 하는 두려움마저 느끼고 있다.

예전, 거니가 해결한 연쇄살인으로, 그를 칭송하는 기사를 썼던 여기자 코니 클라크는, 저널리즘 박사과정 이수중인 자신의 딸 킴이 기획한 "살인의 고아들(미제사건 희생자의 유족들)"의 다큐멘터리를 유명 램TV가 구매제안했다고 얘기하며, 거니에게 그와 관련한 감수와 킴의 악랄한 전남자친구 로버트 미스 문제에 관해 도움을 요청한다.

킴은 심사숙고 끝에 "착한 양치기 사건" 피해자 가족으로 인터뷰대상을 좁혔다고 얘기한다. 거니는 부모의 감성을 자극한 듯한 기분에, 킴의 제안서를 살펴보기로 하고, 램TV 제작국장 루디 게츠와 유족 지미 브루스터와의 만남에 동행 요청을 수락한다. 코니는 착한 양치기 사건 당시 이혼한 킴의 아빠인 에밀리오 코레이즌이 사라져서, 킴이 양치기 사건 피해자 가족에게 깊은 연민을 느끼는 것같다고.

하드윅은 현장에서, 장남감 플라스틱 동물들이 발견되었으나, 수확이 전혀 없었고, 수거된 6발의 총알 중 3발의 서로 다른 데저트 이글에서 발사되었으며, 희생자의 차량이 모두 검은색이었다고 얘기해준다. 비번이었던 맥스 클린터 형사는, 착한 양치기 마지막 사건현장에서 엄청난 실수로 질타받았으며, 현재 총기 매매업. 사건 당시, 음주상태의 클린터가 외도중 사건을 목격하고, 범인을 추격하였으나, 마주오던 오토바이 운전자와 충돌사고가 발생하고, 범인은 도주. 그날로 클린터는 직장, 결혼, 가정, 자녀와의 관계, 명성이 아작나고, 양치기에 편집증적으로 집착하게 되었다고.

집 차단기가 내려가서 두려워 하는 킴의 집으로 가 지하실로 내려가던 중 계단이 부서지며, 바닥으로  고꾸라진 거니. 그리고 그의 귓가에 "악마를 깨우지 마."라는 거칠고 낮은 속삭임. 거니와 킴은 거의 끝까지 잘린 계단을 발견하고, 거니의 병원 치료 후 킴은 거니의 집으로 간다.

양치기 사건의 담당 범죄심리학자였던, 레베카 홀든필드를 만난 거니는, 양치기 사건 조사 방향에 비판적인 견해가 없었다는 거슬림을 피력하고, 그녀는 달가워하지 않는다. 거니의 생일에 깜짝 방문한 카일. 생일축하 도중 헛간은 방화로 전소되고, 킴은 방화범과 자신의 아파트 지하실 사건의 범인이 동일인일지 모른다고 의심. 이에 거니는 모두에게 "악마를 깨우지 마." 얘기를 해주고, 놀라는 킴. 그건 자신의 아빠가 어릴 때 해준 동화에서 나온 얘기라고.

거니는 흐릿한 계기판 조명으로 쏘았다고 하기엔 놀라운 정확도, 놀라운 저격수임에도 기관총을 사용했으며, 선언문은 온갖 분노를 표출하고 있지만 계획은 냉정, 일관적, 합리적이고, 세상의 탐욕스러운 자들을 죽이겠다는 선언에도 희생자는 단 6명이란 점에 의구심을 갖는다.

부탁받은대로 카일은, 거니에게 킴의 지하실 발판을 지탱하는 목판에서 음성재생장치를 발견했으며, "악마를 깨우지 마."라는 구절을 아는 사람은 로버트 미스 뿐이고, 킴 아파트 모든 방에 설치된 도청장치와 위층으로 통하는 숨겨진 천장통로를 발견했음을 알려준다.

매들린 역시 양치기 사건은 부의 혐오가 아닌 엄청난 돈과 관련됐을거라고 생각한다. 거니는 매들린이 해준 영화얘기에서 실제 표적을 숨기기 위한 연쇄살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수사방향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거니의 의견을 부정하고 불쾌해하는, FBI 매튜 트라우트 요원과 레베카 홀든필드 박사.

인터뷰했던 첫번째 유족, 루시 블럼이 자택에서 얼음 송곳에 심장이 찔린 변사체로 발견된다. 피해자는 죽기 직전 페이스북에 누군가 군용트럭을 타고 왔다고 글을 남기고,  양치기 사건에서 발견된 장난감 사자가 피해자의 입에 놓여져 있었다. 거니는 현장으로 가 블러드 반장에게 양치기 후속 사건으로, 페이스북은 피해자가 쓴 글이 아닐거라는 의견을 얘기한다. 진입로의 흙이 손상되지 않았다는 걸 확인한 다음, 현장에서 좀 떨어진 정비소로 가서 거기있는 차량과 불일치하는 바퀴 흔적을 찾아보라고 권하고, 블러드는 불일치 바퀴흔적과 피해자 키보드에서 누군가 장갑을 끼고 메시지 작성한 듯한 번진 흔적을 발견했음을 전해준다. 맥스 클린터가 거니를 찾아와, 양치기한테서 문자를 받고, 루시 블럼 사건 근처에 갔으나, 양치기의 함정이었음을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얘기한다.

거니와 킴에게 배달된 양치기의 동일 협박 편지. 블러드 반장의 요청으로 수사 회의에 간 거니를 만난 트라우트 요원은 거니의 등장과 거니의 추론에 불쾌감을 표현한다. 그리고 또다시 발생한 에릭 스톤 살인사건. 동일하게 얼음 송곳에 찔리고, 놓여진 장난감 얼룩말.

거니는 모두가 잠든 사이, 킴과 자신의 차에서 위치 추적장치를 발견. 하드윅은 래리 스턴의 아내, 릴라 스턴이 송곳에 찔린 채 발견되었다고 알려준다.

거니는 맥스 클린터에게, 자신의 아내, 아들, 킴을 지키기 위해, 클린터의 집으로  양치기를 유인하겠다고 얘기하고, 이를 위해 킴의 아파트의 도청장치를 이용해 킴과 함께 연기한다. 트라우트 요원이, 거니를 헛간 방화범 용의자로 조사받도록 사주하였음을 알려준 하드윅에게, 거니는 킴의 집 침대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 로버트 미스 사건에 도움을 요청하고, 클린터의 집으로 향한다.

클린터의 집에서 사건자료를 되살펴 보고, 블러드 반장과 통화중 거니의 전화기를 총으로 날려버린 양치기. 거니의 예상과 달리 이미 도착해 있던 양치기. 그 때, 투항하라는 확성기 소리와 함께 헬리콥터의 서치라이트. 양치기는 바로 래리 스턴. 래리 스턴은 자수하여, 수십 건의 미제사건으로 형량거래를 할 것이며, 돈으로 자신은 보호막을 만들 수 있지만, 거니는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협박. 그러나 문을 열고 나간 래리 스턴은, 클린터의 화염 방사기에 온몸이 불타고. 클린터는 램TV의 헬리콥터마저 불태워버린다. 거니는 클린터를 구하려 하지만, 클린터는 화염에 휩싸이고.

병원에서 깨어난 거니에게 하드윅은, 클린터가 모든 것을 불태우기 전에 래리 스턴과 거니의 대화를 녹음해 경찰에게 보냈고, 사건이 해결되었다고 얘기한다.

- 래리 스턴은 진짜 목적인 단 하나의 범행과 이를 위한 나머지 연막범행, 즉, 아버지의 젊은 애인에게서 유산을 지키기 위한 양치기 사건과 자신의 여자친구를 죽이기 위한 화이트 마운틴 교살(일정 기간 여성들이 실크 스카프에 목졸라 살해) 사건을 저질렀다. 양치기인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의 아내를 포함한 유족들을 살해하고, 이용목적을 다한 로버트 미스도 살해했다. 자신은 지극히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인간이라 말하지만, 그냥 사이코패스이자 소시오패스일뿐. 그 잘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인생에서, 이런 비참한 최후는 생각도 못했겠지.

- 자신의 인생을 박살냈던, 양치기와 램TV의 헬리콥터와 함께 화염으로 자신조차 끝내버린 클린터. 극단적인 맺음이었지만, 웬지 그는 평화를 얻었을 것 같다. 음주와 외도, 양치기를 놓침으로써, 자신 손으로 망가뜨린 경력, 그리고 가족. 그는 한없이 후회했을 것이고, 자신을 원망했을 것이고, 집착할 수 밖에 없었기에, 끝맺음의 허무함도 알았을 것이다. 대화를 녹음하고, 경찰에 넘긴 것은, 자신을 믿어준 거니의 견해를 뒷받침해 줄 결정적 증거를 남겨주기 위해였을지도 모른다.

- 우린 때론,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여, 과오를 결코 인정하지 않아 더 큰 화를 부르는 우(愚)를 범하기도 한다. 거니의 의견을, 자신들의 명성과 권위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하지않고, 사건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각이라고 겸허히 받아들였다면, 희생자 수는 줄었을지도 모른다. 치졸하게 거니를 방화범 용의자로 만들려던 트라우트 요원, 거니를 질리언 페리 사건의 총격에 의한 외상후장애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한 홀든필드 박사. 둘은 거니를 상대할 때 같은 편에 섰지만, 거니의 주장이 사실임이 밝혀진 시점에서는 반대편에 서서, 서로 책임을 전가하기 바쁠지도 모른다. 이것도 나름의 사필귀정이려나~

- 양치기 사건의 "살인의 고아들"
루시 블럼, 에릭 스톤, (래리 스턴을 대신한) 릴라 스턴은 살해. 증오했고, 죽길 바랬지만, 진짜 살해된 아버지를 보며, 온통 죄책감에 싸인 지미 브루스터. 아버지를 증오했지만, 속죄하고 싶었을지 모를 마음으로 아버지가 살해당한 데저트 이글로 자살한 폴 멜라니. 슬픈 결말. 남겨진 자들도, 희생자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슬픈 현실. 시간은 상흔을 옅어지게 할 수 있지만, 절대 원상으로 되돌릴 순 없다.

- 이번 시리즈는, 아들 카일과의 관계 개선(?)의 조짐이 나와서 좋았다. 거니는, 물질 추구형인 전부인을 닮은 카일을 불편해했었다. 그러나, 매들린의 말처럼, 카일은 누구보다 거니에게 인정받길 원하고, 이를 물질적인 과시로 대체하고 있었다. 거니의 첫 신문기사를 접힌 구석조차 없이 보관할 정도로, 아버지를 자랑스러워 하고 있었고, 십대때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기위한 조건으로 거니가 듣게 한 클래식 중 비발디 사계 "봄"을 가장 좋아하는 카일. 거니 곁을 지키고 싶었으나, 어찌할 바를 몰라, 계속해서 서성이기만 하던 카일이 조심스레,  쓰던 오토바이 헬멧을 주면 않되겠냐고 얘기하자, 퇴원 후 찾아서 주겠다는 거니. 그 모습을 보며, 서로에게 제대로 된 애정표현조차 하지 못해도, 서로 너무나 달라도, 그럼에도 너무나 닮은... 그들이 서로 아끼고 사랑함이 느껴져서, 미소가 지어졌다.
어린 거니에게 해줬던, 유일한(거니에겐 너무 소중했던) 얘기조차 거짓이었던, 거니의 아버지. 이혼 후 어린 딸을 버리고, 행방을 감춰버렸던(약물과 알콜중독으로 병든 몸과 치매로 병든 정신으로 구호시설에서 살아가고 있는) 킴의 아버지. 이런 아버지들도 세상엔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