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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BOOK - 찬호께이(陳浩基) / 13.67

단단콩알 2024. 11. 2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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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호께이(陳浩基)
홍콩 출생. 타이완 추리작가협회 해외회원. 2011년 《기억나지 않음, 형사》로 제 2회 시마다 추리소설상을 수상하였다.《13.67》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에 저작권이 판매되었으며 영화제작도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어둠의 밀사》, 《운 좋은 사람》, 《풍선인간》, 《마법의 수사선》등이 있다.


-13.67은 2013년과 1967년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 사이 발생한 6건의 범죄사건을 시간의 역순으로 전개하며, 그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경찰 관전둬를 통해, 그의 일생과 더불어 홍콩의 시대적 변화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점이 흥미롭다.

1. 2013년
1997년 홍콩반환 이후, 홍콩경찰은 정권의 앞잡이가 되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심지어 경찰들조차, 경찰의 본분과 사명감은 잊은 채, 단순히 직업으로만 여기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2. 2003년
홍콩의 축소판인 몽콕은 여전히 번화한 불야성의 도시로, 경제와 소비에 기대어 지탱되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실업률은 점점 높아지고, 경제는 침체되기만 하고 있으며, 정부시책은 실패를 거듭했다.

3. 1997년
1997년 7월 1일 홍콩의 주권 반환 후,  '왕립홍콩경찰'은 '홍콩경찰'로 바뀌고, 경찰마크도 왕관에서 자형화(紫荊花)로 바뀐다. 주권반환 후의 사회 환경에 의문을 품은 수많은 홍콩인들이 외국으로 이민가는 것을 선택했기에, 영국정부는 자격을 갖춘 홍콩 공무원들에게 영국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게 하여, 공무원들의 대량이탈로 정부기능이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했다.

4. 1989년
홍콩주권이 반환되기 8년 전으로, 홍콩은 정치적으로 상황이 복잡해지고, 사회전반적으로 영국인들의 입지가 좁아졌다.

5. 1977년
1960~1970년대 홍콩은 부정부패가 만연했다. 홍콩정부는 1974년 염정공서를 설립해 각계의 부정부패를 조사하는 역할을 맡겼다. 1977년 염정공서가 '야우마테이 과일시장 사건' 조사과정에서 100여 명의 경찰관이 관련된 것이 밝혀져 경찰과 염정공서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결국 홍콩총독이 특사령을 발표해 사건을 진정시켰다.

6. 1967년
소규모 노동쟁의에서 시작되었으나, 경찰의 강경진압이 시작되자, 노동쟁의는 폭동으로 변했다. 여러 노동조합이 연합했고, 친중국 성향의 좌파들이 문화대혁명의 영향을 받아 홍콩 정부에 대항하는 폭동을 일으켜, 정치적 문제가 된 것. 초기의 파업 시위에서 폭탄 설치, 총격전, 암살 등으로 격렬해졌다. 흔히 '67폭동'이라 칭하는 폭동은 6개월이나 지속되었고, 이 사건으로 51명이 사망, 800여명이 부상당했다. 당시 무고한 시민이 사제폭탄 테러사건에 휘말려 사망, 피해자 중에는 8세, 4세의 남매도 포함되어 있었다.


- 1960년대 경찰에 합격한 관전둬는, 영국에서 2년간 연수를 받고 돌아온 소수의 홍콩인 경찰이었고, 1972년 귀국하고 곧바로 독찰로 승진한 후, 놀라운 공로를 세우며 빠르게 승진했다. 선망 또는 시기, 질투하는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유능한 인물이다. 모두가 스쳐 지나가는 사소한 것조차 놓치지 않는 날카로움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기도. 그는 모든 것을 무시하고 온갖 비열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사람의 생명이나 경찰의 사명만큼은 절대적으로 지키고자 한다. 단순히 같은 제복을 입고 있다고 해서 우리편이라 생각하고 맹목적으로 돕는 것을 심히 멍청한 일로 여긴다.
관전둬의 가장 뛰어난 점은 유능함보다 올곧음이 아닐까. 대단한 포부와 사명감을 가진 사람일지라도 초심을, 올곧음을 지켜내기란 몹시도 어려운 법이지만, 관전둬는 지켜냈다.
역시 “뿌리깊은 나무 바람에 아니 뮐새”.


- 관전둬와 뤄샤오밍을 보고 있으면, 왠지 일본 경찰 드라마 《파트너(相棒: あいぼう: 아이보-: aibou)》를 떠올리게 된다.

시민을 지키는 것이 경찰의 사명이다.
-관전둬
죄악에 대항해야 하는 것은 경찰이지 피해자의 가족이 아니다.
-뤄샤오밍


- 1. 2013년 9월 대기업 펑하이(豊海) 그룹 총수 67세 위안원빈(阮文彬) 살인사건

산소마스크 아래 굳게 감겨진 두 눈, 주름지고 창백한 피부, 각종 의료기기가 연결된 검버섯이 핀 팔뚝. 일인 병실에 누워있는 백발의 노인, 관전둬(關振鐸) 전(前)경사. 그는 뤄샤오밍(駱小明) 독찰의 사부이자, 아버지같은 존재이며, 형사정보과 B조 조장이었고, 수십년의 시대 변화와 함께 수백 건의 사건을 해결하며, 홍콩경찰의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인물이다.

뤄독찰이 병실로 불러들인 5명. 위용이(俞永義), 위용롄(俞永廉), 위용이의 아내 차이팅(蔡婷), 고용인 후진메이(胡金妹), 가족의 개인비서 왕관탕(王冠棠).
지난 주 발생한 위용이의 아버지, 위안원빈 살인사건과 관련해 경찰서에서 이미 진술조사를 받았던 그들에게, 뤄독찰은 경찰 내 컴퓨터 전문가인 애플의 도움을 받아, 수사성공률 백퍼센트인 혼수상태의 관전둬가 뇌파측정으로 (뤄독찰의 사건해석에 대해, 모니터의 YES or NO로 의사표시) 사건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얘기한다. 뤄독찰은 관전둬에게 사건개요-현장, 무기, 두 건의 약 30분 시간차 공격, 테이프로 묶인 자국 등-를 설명했고, 관전둬는 발자국이 남지 않은 깨끗한 바닥때문에 내부인 소행이라고 하자, 위용이는 두려움을 느낀다.

관전둬는 흉기와 위씨집안 -위첸러우와 위용리(俞永禮:장남으로, 20년 전 교통사고로 사망)-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한다.
후씨 아주머니는, 위용리는 위안원빈의 친아들이 아니라 강간에 의해 생긴 아이지만, 위씨집안의 대를 잇기위해 (위첸러우의 부모는 나이가 많았고, 유일한 혈육인 위첸러우는 낙태하면 다시 임신하기 어려워서) 낳은 것으로, 추문을 막기위해 서둘러 위안원빈과 결혼했다고 얘기한다. 갑자기 위용이는 당시 아홉살이었던 자신이 형 위용리를 죽였다고 고백한다. 19살이던 형의 차에 만우절 장난으로, 인형이 튀어나오는 캔을 넣어두었고, 형이 놀라서 핸들을 꺾어 사망했을 것이라고. 그러나 관전둬는 위첸러우의 강간, 위용리의 출생과 죽음 모두 위안원빈 살인사건과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고 한다. 즉, 사망까지 시간이 있었음에도, 다잉메시지를 남기지 않은 것은 피해자가 범인을 보호하려 했다는 것이고, 이에 뤄독찰은 범인을 보호하려 했다면, 아들 중 한명일 것. 작살총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작살총의 총신과 작살총의 불일치) 위용롄이 범인이라고 한다. 이미 장전되어 있던 작살총으로 아버지를 쏘았으나, 익숙치않아 손이 베어 어쩔 수 없이 작살총을 바꾸어야했으나 잘 알지 못하기에 잘못된 작살총을 남겼다는 것. 결국 위용롄은 아버지가 죽으면 형이 총수가 될 것이고, 자신은 유산을 받고 원하는 사진작가가 될 수 있기때문에 아버지를 살해했다고 자백한다.

다음날, 위씨 집안으로 간 뤄독찰은, 살인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왕관탕을 체포한다. 뤄독찰은 위용롄이 자백한 살해동기가 허술하고, 범행에는 더 깊은 증오와 원한이 있다고 설명하며, 이전 진술조사에서 다들 범인에 대해, 피해자와 업무상 원한이 있는 자들에 대해 얘기했지만, 왕관탕만은 위용롄은 범인이 아닐 거라고 설명했던 것이 허점이라고 한다. 이에 왕관탕은 가설을 빙자해 자백한다.
데릴사위가 되고 싶었던 위안원빈은 불량배를 매수해, 위첸러우를 대마초와 술에 취하게 한 뒤, 그녀를 강간하고 임신시켰다. 의안원빈은, 왕관탕 자신이 근본없는 아이를 키울 결심을 못하는 틈을 노려 결혼했고, 혹은 낙태했더라도 다정하게 굴어 기회를 노렸거나, 혹은 임신이 않되었거나 다른 남자와 결혼하더라도 더러운 욕구를 채운 것으로도 충분했을 것이라고 한다. 훗날, 우연히 가담했던 불량배로부터 진실(이후 DNA검사로 확인)을 듣게 되어 계획을 실행한 것이며, 위용리의 사망은 차량조작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고 한다. 위안원빈에게는 친자식을 잃었지만 -자신의 강간범죄를 드러낼 수 없기에- 슬픔을 드러낼 수 없는 고통을 겪게 했고, 위용이에게는 오랜 시간 형을 죽인 죄책감에 시달리게 했던 것이다. 그리고 위용롄에겐 두 건의 DNA 검사결과(위안원빈과 위용리, 왕관탕과 위용롄의 혈연관계)를 '우!연!히!' 보게 해, 어머니를 너무 사랑했던 위용롄에게 위안원빈에 대한 증오심을 심어 살인을 저지르게 했던 것.
왕관탕은 위안원빈의 막내아들이 태어날 때를 노려, 그의 큰 아들을 살해하고, 막내아들이 불행을 가져온다는 헛소문을 내, 아버지가 아들에게 소홀하게 만든 다음, 아이에게 심혈을 기울여 부정(父情)을 느끼게 하고, 조작된 DNA검사 결과로 살인을 저지르게 했을 뿐만 아니라, '가짜' 친아버지를 위해, "아버지가 사진작가가 되려는 꿈을 반대해서"라는 어쭙잖은 살해동기를 대며 혼자 죄를 뒤집어쓰게 하는 시나리오를 짠 것이다.
무서울 정도로 계획적인 '왕관탕'은 위안원빈의 죽음에 증거가 없음을 알고 자신만만하게 악랄한 웃음을 짓는다. 그러나 뤄독찰의 한방! 몰래 병실에 잠입해, 모르핀 과다 투여로 관줜더 고급경사 -너무 날카로운 그의 추리로 자신의 죄가 밝혀지는 게 두려워-를 살해한 그의 모습이 녹화된 증거를 내민다.  


2. 2003년 1월 5일  암호 '산살무사' 대규모 마약사범 검거 프로젝트

뤄샤오밍은 1999년 견습독찰, 2002년 독찰로 승진하여, 증안조의 분대장이 되었고, 2003년 분대장이 된 후 첫 작전을 실패했다. 그리고 자신의 사부 관전둬(1997년 은퇴후, 경찰 특수고문)에게 하소연하지만, 사부는 실제 목표는 홍콩 삼합회 홍의련의 야우침 지역 두목 줘한창(左漢強)이니, 딱히 질책받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줘한창은 뛰어난 계락가로, 뒤로는 비열하고 악독한 술수를 부리지만, 표면적으로는 완벽한 신사의 모습을 한 성공한 사업가로 알려져 있어, 경찰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더욱이, 줘한창이 두목이 된 후, 수많은 경찰 정보원들이 사망했다. 뤄샤오밍은 악랄한 줘한창을 처벌할 수 없는 현실에 분개하지만, 관전둬는 냉정하게, 때를 기다리라고 한다.

그리고 연이어 발생한 사건들.
홍의련에서 분리된, 라이벌 조직 홍충화의 두목 런더화(任德榮)의 사생아, 인기 영화배우 양원하이(楊文海)의 폭행사건과 줘한창 기회사 소속가수 탕링(唐穎)의 살인사건. 1월 22일, 뤄샤오밍은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3분 28초의 짧은 탕링의 습격 영상이 담긴 CD를 받고, 사건현장에서 혈흔반응과 탕링의 가방을 발견한다. 다음날 인터넷에 유포된 해당 영상. 직접 경찰서에 출석한 런더러는 뤄샤오밍에게 탕링과 관련되어 어떠한 일(양원하이 폭행에 대한 보복)을 한 적이 없으며, 홍충화의 이름 하에 "여자와 아이는 건드리지 않는다."는 도의를 저버리는 쓰레기는 없기에, 자신의 부하들 역시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고 얘기한다.
이후 캐슬피크베이에서 얼굴이 손상된 채 나체로 발견된 젊은 여자 시체가 탕링으로 밝혀진다. 진전이 없는 수사에 무력감을 느끼고 관전둬를 찾아간 뤄샤오밍은, 우연히 서재에서 밀봉되지 않은 '기밀: 내부문건(런더러관련 증인 장푸(蔣福)의 증인 신변보호 프로그램)'을 보게 된다. 조언을 구하는 뤄샤오밍에게, 관전둬는 본인의 능력을 더 믿으라고만 한다.
귀가한 뤄샤오밍에게 아내는 탕링이 해외진출 예정이었다는 가십을 얘기해주고. TV에선 줘한창의 인터뷰가 방송되고 있었다. "퇴근 후에도 사건만 생각하지 말고 음악을 듣거나 텔레비전이라도 봐. 그래야 일도 잘 풀리는 거라고."라고 얘기하던 사부의 말이 '충고'가 아니라 '암시'였음을, 지금까지 조사방향이 잘못되었음을 깨닫는다. 뤄샤오밍은 이 사건들이, 줘한창의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책임질 각오로 거짓증거(범인 혈액)로 줘한창을 압박한다. 지켜보고 있던 사부는 뤄샤오밍의 일처리를 칭찬하면서, 사건을 해결하러 가자고 한다. 차 안에서 사부는 뤄샤오밍에게, 실제 중요한 증거를 확보했다면 사건의 주모자에게 모두 얘길해줄리 없으며, 이를 알아채게 될 교활한 줘한창에게 결국 경계심만 키웠을 뿐이라며, 줘한창을 너무 얕봤다고 한다.

관전둬는 셩완 브리지 부근의 외벽이 낡은 5층짜리 중국식 건물에서 만난, 포니테일의 안경낀 소녀 장푸의 딸, 장샤오링(江小玲)을 소개한다. 증인 장푸의 '네 식구'는 증인보호 프로그램 대상자라는 관전둬. 순간 이상함을 느낀 뤄샤오밍. 서류상 장푸의 자녀는 셋! (아내까지 5인 가족) 그 때 머리를 풀고, 안경을 벗은 장샤오링...은 탕링이었다!!  
놀라는 뤄샤오밍에게, 사부는 사실 탕링의 사건은, 대규모 줘한창 체포작전의 부분이며, 산살무사 작전및 그 실패 역시 그렇다고 설명한다. 뤄샤오밍 자신조차 관전둬의 장기말이었음을 깨닫고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경찰측 정보원이었던 탕링의 아버지, 탕시즈는 5년 전 마약 과다복용으로 사망했다고 알려졌으나, 사실 그는 마약에 손댄 적 없었으며 살해당했다. 이에 탕링은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자신을 이용해 호색한인 줘한창에게 접근해서 정보를 얻으려 했으나 실패했다. 교활한 계락가인 줘한창은 '호색한'이란 거짓 약점을 만들어, 증거도 얻지 못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공권력을 낭비하게 했다. 주변 여자 스타들의 움직임의 변화만으로도, 적의 움직임을 간파했으며, 연막작전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과 루머가 발생한 여자스타들에 대해- 실언한 연예인이나 감독 등을 의도적으로 손봐줬던 것이다. 이는 경찰도 법도 나를 어찌 못한다는 식의 신화를 만들었고, 경찰들이 소환을 꺼릴수록 조직과 부하들을 관리하기 용이해져, 자신은 위법행위에서 유유히 벗어난 것이다. 뤄샤오밍이 증거도 없이 소환하기 전까지.

산살무사 작전은, 런더러에게 보여주기 위한 연극으로, 경찰도 줘한창에 대해 속수무책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함이었다. 이후, 탕링에게 일본 기획사와 계약가능성의 소문을 내게 하고, 양원하이를 자극하여, 줘한창이 손쓰도록 했다. 이후 탕링의 사망사건(아들 구타정도로는, 조직의 도의를 저버리지 않는 런더러이기에)을 조작했던 것이다. 탕링에게도 사망사건 작전을 미리 말하지 않아 훨씬 사실적인 영상을 찍을 수 있었고, 조작이 탄로나지 않게 무음으로 촬영했다. 또한 탕링의 영상은 알려진 사건 발생일자 이전에 촬영하여, 뤄샤오밍으로 하여금  탕링의 행적조사를 방해했다. CD를 경찰서에 가져온 사람은, 사부의 옛부하이자 산살무사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류경사. 발견된 시신은 (우연히도 때맞춰 발견된) 매춘부로, 지문은 사부가 바꿔치기한 것.
권력에 굴하지않고 고집스러우며 뜨거운 열정을 지닌 뤄샤오밍을 이용해 비록, (탕링을 죽이지 않은) 줘한창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뤄샤오밍이 줘한창에게 했던 말들이 런더러에게 전해지면, 런더러의 '조직의 도의(여자와 아이는 건드리지 않는다)'를 깨서, 죄수의 딜레마에 빠지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사부는 뤄샤오밍은 용감(줘한창을 소환할 담력)하고, 추리능력이 뛰어나서(자신이 설정해둔 작은 단서로 줘한창이 탕링을 살해했음을 유추) 적격자라고 얘기했고, 자신의 추리까지 사부의 계획 속에 있다는 사실에 뤄샤오밍은 쓴웃음을 짓는다.  

뤄샤오밍은 왜 이렇게 힘든 연극을 했느냐고 묻자 사부 관전둬는 말한다. 탕링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계락가인 줘한창이라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탕링의 접근동기가 발각될 가능성이 커지고, 어린 소녀에게조차 가차없는 줘한창이기에 탕링을 보호해야만 했다고.경찰의 임무는 시민을 보호하는 것이라 한다.

이틀 후 런더러는 관전둬의 예상대로 줘한창의 마약밀매 증거를 포함해, 홍의련에 대한 대량의 정보를 제공하고, 줘한창의 주요 간부들도 자신의 안위를 위해 증거를 제공한다. 이에 줘한창과 주요 간부들을 체포할 수 있었다.

사건종결 후, 뤄샤오밍은 탕링의 검은색으로 칠해진 3개의 패티큐어(탕시즈 사건의 범인 10명 중 잡힌 수만큼)를 보며, 남은 범인을 빨리 체포하겠다고 다짐한다. 죄악에 대항해야 하는 것은 경찰이지 피해자의 가족이 아니기 때문.


3. 1997년 6월 6일 흉악범 스번텐 탈주사건

1997년 6월 6일 금요일은 32년간 경찰로, 8년간 형사정보과 B조 조장으로 근무한 50세의 관전둬 고급경사의 은퇴 전날이다. 자신의 존재가 정보과 부하들의 성장을 방해하지 않도록 조기퇴직을 결정한 것으로, 차이진강(蘇錦剛) 총독찰이 후계자로 내정되어 있다.

차이 총독찰은 불법입국한  다취안(大圈: 중국대륙에서 건너온 범죄자)과 산성액 투척사건(두 달 간격으로 같은 거리에서 동일한 브랜드 하수구 막힘 용해제를 투척하여, 부상자가 발생한 사건으로, 검정 야구모자를 쓴 뚱뚱한 160cm의 남자를 범인으로 특정)을 보고한다.

관전둬의 은퇴파티로 떠들썩한 B조 사무실에 나타난 차오쿤(曺坤) 총경사는 만년필을 선물하며, 은퇴를 만류하나 관전둬는 확고히 거절한다. 이에 차오 경사는 소속은 정보과지만, 어느 사건이든 수사협조 가능한 특수고문직을 권하고, 관줜둬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한다.

또 다시 발생한 산성액 투척사건. 동일범인지 모방범인지 확실치않은 상황. 그리고 산성액 투척사건의 부상자들이 이송된 퀸메리 병원에서 죄수 스번텐(石本添)의 탈주사건이 발생한다. 8년 전, 여러 건의 강도 및 납치를 저지른 흉악범이었던 스번텐은, 동생 스번성(石本勝)이 작전 중 사살되자 종적을 감췄으나, 결국 꼬리를 잡은 관전둬에 의해 도주 한달 뒤 체포되었었다.
스번텐이 타고 도주한 흰색 혼다시빅 안의 범인은 추격하는 경찰들과의 총격전으로 3명(스번텐의 부하와 밀입국한 2명의 다취안) 모두 사살되었으나, 그 중 스번텐은 없었다. 도주와 교전 사이 5~6분의 공백이 있으며, 포크필드로 부근 주유소 감시카메라에서 혼다시빅을 발견하지만, 여전히 3분의 공백이 존재하여 스번텐의 도주시점에 확신이 불가한 상황. 사건 게시판 앞에 서 있던 관전둬는 사망한 다취안의 머리 모양이 이전 사진과 달라졌음을 얘기하지만, 그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하는 차이 독찰.
때마침 스번텐을 호송했던 징교원들의 진술기록과 심문테이프를 가지고 온 (뤄)샤오밍. 스번텐의 탈주과정에 관심을 보이는 관전둬는 차이 독찰, 샤오밍과 함께 심문 테이프를 살펴본다. 테이프에서 화장실 입구에 서있던 징교원이, 화장실로 들어오려던 긴 머리의 남자와 다툼이 있던 채 1분도 안되는 시간에 스번텐은 수갑을 풀고 창문으로 탈주했다고 진술하자, 관전둬는 장발의 남자가 공범이라고 한다.
홍콩섬 증안조 황이쥔(黃奕駿) 독찰의 산성액 투척사건 관련 자료 요청에, 관전둬는 스번텐 사건처리로 인력이 부족함에 양해를 구하고, 샤오밍과 자신이 이를 담당하겠다고 차이 독찰에게 말한다.
샤오밍과 직접 현장으로 가 황독찰을 만난 관줜둬는 현장을 살펴본 뒤,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던진 순서, 방향, 거리 등의 세부사항으로 볼 때 거의 동일인의 범행으로 보인다고 얘기한다.
중상자는 주민 리펑(李風), 수도전기 설비점 운영자 중화성(鐘華盛), 슬리퍼 가게 운영자 저우샹광(周祥光). 주변 노점상들을 대상으로 한 부상자관련 조사를 의아해하는 샤오밍에게, 관전둬는 발생시간(낮의 범행은 목격 위험성이 높음) / 발생요일(피해자가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는 주말이 아니라 금요일을 선택) / 발생장소(쉽게 도주가능한 장소가 아님)를 설명하며, 이러한 모순점에서 범행의 동기(진짜 목표 은폐)가 있다고 한다. 따라서, 몽콕과 홍콩섬의 투척사건은 동일사건, 동일 범인이라며, 중상자 중 한명이 범인의 공범이라고 한다.

퀸메리 병원 S동. 면회시간 병실로 들어간 관전둬는 저우 사장의 친척이자 점원으로 알려진 아우(阿武)를 보며, 실제로는 영상보다 말랐다고, 단기간 살을 빼는 게 쉽지않았겠다며, 병원으로 오기 전 노점상 순아줌마에게 산 검은 모자를 증거라며 꺼낸다. 이에 당황한 아우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가방을 바라보자, 증거를 확보하고 아우를 체포하는 관전둬. 의아해하는 샤오밍에게 걷는 자세가 화면과 똑같았다고 얘기한다. 그리고는 병상의 저우샹광을 바라보며..스번텐이라고 한다. 부인하려는 스번텐에게, 관전둬는 현재 처방중인 정맥주사는, 아침에 복통호소로 맞은 진통제로 인해 간과 신장을 손상시킬 수 있고, 12시간 내 치료를 받지않으면, 간부전과 신부전을 일으켜, 결국 간이식을 받아야 살 수 있다고 얘기한다. 이에 벌떡 일어나 팔에 꽂은 링거를 뽑으려는 번스텐. 정체를 들켜 이동침대에 수갑으로 묶여 수감자 병동으로 이송되는 번스텐에게, 약물 이야기는 가짜라며, 신원확인 방법은 많지만, 직접 인정하는 꼴을 보고 싶었다는 관전둬. 아우에게 알아낸 은신처 주소에서, 진짜 저우샹광을 구출하게 한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샤오밍에게, 경찰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 다취안이 범행 '전(前)'임에도 이미 스포츠 머리로 모양을 바꾼 것은 실제 차량으로 탈주한 사람이 스번텐이라고 생각하게 하기 위함이며, 도주차량에 남겨진 죄수번호가 뜯긴 죄수복은, 사람들의 시선이 뜯긴 죄수번호가 아닌 죄수복 자체에 집중되어, 당연히 스번텐의 것으로 인지하게 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도주과정에 남겨진 창문 앞 수갑은, 안전손잡이에 채운 한쪽만 풀어도 도주에 문제없을텐데, 촌각을 다투는 와중 두쪽의 수갑 모두를 풀 이유가 없기에 도주를 가장해 징교원들을 창밖으로 유인한 뒤, 자신은 병원에 남아있기 위함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징교원 중 한명이 내통자(젊은 징교원, 스용캉(施永康), 심문 영상에서 번스텐을 이름으로 지칭하는 것에서 의심)이며, 아침에 발생한 트럭 교통사고, 새벽 웨스트포인트에 발생한 화재도 모두 번스텐의 사주라고 한다. 너무 나이가 많은 리펑, 문신이 있는 화 형님은 공범으론 부적합하며, 비온 뒤 선글라스를 껴서 눈을 다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저우샹광이 공범이라 추측했다고 한다. 즉, '혼란을 틈타 다른 사람으로 위장'하기 위해, 빚이 많았던 저우샹광을 계획에 동참시켰던 것이다. 스번텐이 화학물질로 얼굴을 망가뜨리고 저우샹광과 교체한 뒤, 이용가치가 떨어진 저우샹광을 살해할 계획이었을 것이라고.
그레이엄가에서의 투척 범행은 부상자들이 퀸메리 병원으로 이송되어야 하기때문(적주감옥 수감자는 모두 퀸메리 병원으로 이송)이고, 화재와 산성액 사건을 일으킨 것은 모든 직원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부상자와 환자 안내를 위해 자리를 비우게 되기 때문(탈주장소에서 사람을 마주칠 가능성을 줄일 수 있음)이며,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피부이식수술 후 새로운 얼굴, 새로운 신분(저우샹광)으로 합법적으로 살아갈 수 있기에 이렇게 복잡한 방법으로 탈옥한 후 새로운 범죄 계획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한다.

내통자 스용캉이 처벌받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라는 샤오밍. 이에 관전둬는 류리순 경사에게 정보원으로 쓰도록 압박하라고 했다고 말해준다. 스용캉이 내통자이긴 하지만, 더 큰 내통자도 있기때문. 스번텐의 병원 이송 지시 직후, 산성액 투척사건이 발생했던 것은, 더 큰 내통자가 병원이송 확정 후 사건이 발생하도록 하였고, 화장실을 고장낸 병원(상주 징교원)에도 내통자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감옥으로 되돌아 간 스번텐이 익명의 내통자들과 다른 계획을 세울 수도 있으니, 경찰측에서 미리 스파이를 넣는 것도 좋을 거라고 한다.

은퇴 후에도 계속 특수고문으로 활동할거라는 관전둬는, 앞으로도 관전둬의 수사기술을 배울 수 있음에 기뻐하는 샤오밍에게 "사부"라고 부르라고 한다.


4. 1989년 5월 흉악범 스번텐, 스번성 형제 체포작전

차오 경사는 가오랑산(高朗山) 총독찰에게 관전둬를 소개한다. 높은 성과를 이룬 가오랑산에게도 관전둬는, 닿을 수도 따라잡을 수도 없을 만큼의 독보적 존재였다.

경찰은 흉악범 스번텐, 스번성 형제  체포작전에 여러 번 실패했었다. 가오랑산은, 1989년 4월 29일 몽콕 중안조는 자후이루(嘉輝樓) 16층 7호실에 숨은 '재규어'라는 차량절도범을 체포할 계획이었으나, 스번성의 오른팔 '덩치' 천뱌오(沈標)가 합류한데다 스번성이 모습을 드러내어 잠시 작전이 중지, 스번텐이 나타나면 작전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한다. 스씨 형제들이 사용할 것으로 추정되는 마약중독자 명의 호출기의 "042.623.7.0505(두목이 5월 5일에 집결하라고 하신다.)"의 메시지, 042는 스번텐을 가리키는 전용 암호.

예전 중산층이 주로 거주했던 대형 주거단지 자후이루는, 점차 잡다한 목적의 주거 및 상업 겸용 빌딩으로 변해, 각종 상점, 양로원, 절 뿐만 아니라 안마소, 클럽, 윤락업소 등이 있고, 3곳의 출입구, 6대의 엘리베이터, 3곳의 계단이 있으며, 각층 복도는 미로 같아서 범죄자들의 은신처가 되어버렸다. 따라서, 경찰의 체포작전에는 대규모 인원을 동원해야 한다. 스씨 형제 체포 작전에는 서카오룽 중안조, 몽콕 중안조(덩팅(鄧霆)대장, 일명 TT)가 배치된다. 몽콕 중안조의 20살 뤄샤오밍, 판스다(範士達: 일명 샤페이), TT는 자후이루 북쪽 포장음식점에서 종업원으로 위장해 잠복 중으로, 샤오밍은 서카오룽 중안조에게 사건을 뺏긴 것도 모자라 지원조 정도로 여겨지는데 불만을 느낀다. 재규어와 덩치는 샤오밍이 위장하고 있는 음식점에 나타나, 음식을 주문한다. 너무 긴장한 샤오밍은 실수를 연발하며, 이어폰을 들킨 순간 TT의 기지로 위기를 모면한다. 재규어 등이 갑자기 철수하자, 갑자스레 작전은 시작된다. 원래 위치를 고수하라는 무전에도, TT는 이어폰을 빼버리고는 샤페이, 샤오밍과 함께 계단 위로 오른다. 9층. 문을 밀고 들어간 곳에서 마주친 재규어. TT는 재빨리 재규어를 쏘고, 재규어가 쓰러짐과 동시에 나타난 덩치는 총을 난사하지만, TT에 의해 사살된다. TT와 샤오밍은 숨을 헐떡이는 샤페이를 끌고 계단 쪽으로 후퇴했다. 샤오밍은, 경동맥이 파열된 샤페이를 지원조에게 맡기고 공격하자는 TT의 명령에 불복한다. TT는 샤오밍이 떨어뜨린 권총을 주워 탄창을 확인하고 홀로 복도쪽으로 뛰어나갔다.
연이은 총소리에, 가오랑산은 출입구를 봉쇄하라고 명령한다. 9층 30호실 하이양(海洋) 여관에서 스번성이 인질을 죽이고 있다는 TT의 무전. '현장 클리어'. 부상당한 경찰과 다수의 사상자.
총격현장에 도착한 가오랑산은 사살된 스번성과 총상을 입은 TT, 그리고 모두 사망한 여관에 있던 인질(시민)들을 발견한다. 처참하기 그지없는 현장. 현장을 보존하고 증거수집과 기록을 진행하는 경찰들.

어두컴컴한 복도, 먼지앉은 전구, 부서지고 깨진 벽돌바닥, 얼룩과 낙서로 가득한 흰벽. 창살문 한겹이 더 설치된 문들. 20여년 경력의 형사 관전둬는 막 총격사건이 벌어진 처참한 현장에 나타났다. 처참한 시신들은 경찰이 얼마나 무능한지 성토하는 것 같았다. 여기 누워있는 사람들 중 죽어 마땅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작전 실패에 대한 여론의 포화.
여관의 희생자는 주인 자오빙(趙炳), 청소부 리윈(李雲), 포주 추차이싱(邱才興), 가출 미성년 매춘부 쳔바오얼(錢寶兒), 호스티스 린팡후이(林芳惠, 일명 맨디), 중국 농부 왕징둥(迂敬東).

류리순(일명 샤오류) 고급독찰은 관전둬와 식사 후 조심스레 총격사건에 스파이문제로 내부조사과가 개입했다는 얘기를 꺼낸다. 덩치와 재규어가 식사를 사간 후 챙긴 우편물 속에 전단지 외 이상한 종이(042616: 도주라)가 있었으며, 만일 스번텐의 경고였다면 호출기를 사용했을 거라고 한다. 작전 개시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었으니, 중안조내 스파이에 대한 가설도 그다지 합리적이지 않다는 관전둬에게, 샤오류는 그 자는 중안조 형사지만 스파이는 아니며, 동료를 비명에 죽이기 위해서라는 추론도 있다고 한다.
관전둬는 관련서류들과 TT팀의 진술서류를 살펴본 뒤 감식과에 들렀다. 그는 042616이라고 적힌 종이가 마음에 걸려, 평소 친분있는 감식과 스투(司徒) 독찰에게 부탁해 종이를 살펴보지만 별다른 단서를 잡지 못한다. 그러나 시선을 끄는 전단지 3장. 다른 것이 더 없었냐고 묻지만 없었다고 한다.
스투 독찰은 무기감식과의 루썬(盧森, 스코틀랜드인으로 본명 찰스 로슨) 독찰에게 데려간다. 스번성이 쏜 67식 소음권총(중국제)이, 미제사건인 삼합회측 웨이야오쫑(魏耀宗) 변호사 살해에도 사용되었음이 확인되었기 때문. 관전둬는 루썬 독찰에게 사용되지 않은 탄환에 대해 묻고는, 7.62×17밀리리터 탄환(67식에 사용)이 없다는 사실이 이상하다고 얘기면서 스번성의 인질 살해 시간구성을 묻는다. 호스티스 맨디, 농부 왕징둥, 주인 자오빙, 포주 추차이싱과 매춘부 첸바오얼, 청소부 리윈 순(順).

관전둬는 부하에게 5월 4일 자후이루 9층 하이양 여관에서 건 통신회사의 전화기록을 요청하라고 지시하고, . 샤오류는 가오랑산이 정직당했다고 알려준다.
마흔에 가깝도록 독신인 가오랑산은, TT의 약혼녀 엘렌과 사귀었지만 그녀의 변심으로 그의 사랑은 끝났으며,  TT와의 결혼 소식에, 잔뜩 취한 가오랑산은 TT에 대한 사무친 미움을 토로했으며, 엘렌에게 몇 차례 소란도 피웠다고 한다.
절망에 빠져 집에 칩거중인 가오랑산을 찾아와 결백을 믿어주는 관전둬에게 가오랑산은 TT와 공과 사는 분명히 했으며, 충동적인 성격이라 북쪽 출입구쪽에 배치시킨 것이라 말한다. 이에 관전둬는 TT는 충동적이 아니라 제멋대로이며, 자기 재능만 믿고 남을 깔보는 거라고 한다. 기분이 나아진 가오랑산에게 관전둬는 다음 주 월요일에는 사건을 다 해결하고, 복직될 것이라 약속한다.

그리고 TT를 방문하여 단도직입적으로 자수를 권하는 관전둬. 자신은 우편함에 간 적도 없다고 부인하는 TT에 쪽지는 우편함이 아닌 음식점 비닐봉투에 있었다는 관전둬. 꺼낸 전단지가 3통 정도라면, 엘리베이터 안에서 살펴보았을테고, 그랬다면 덩치 등은 바로 도주했을 것이며, 조사하면 쪽지의 찢어진 위쪽과 잠복했던 음식점의 메모패드의 찢어진 부분이 일치하는 장이 나올 것이라 한다.
자신은 스파이도 아니고, 공을 세우기 위해서도 아니고, 가오 독찰을 제거하기 위해서도 아닌데 동기가 없다며 부인하는 TT에게, 살인을 덮기 위해서라고 얘기하는 관전둬. 현장사진 중, 호스티스 린팡후이의 혈액응고 시간이 다른 피해자들과 거의 20여분 차이나는 것에 의구심을 가졌었다고 한다. 우연이라고 우기는 TT에게 하이양 여관의 외부로 건 4통의 전화기록을 얘기한다. 마지막 메세지는 12시 35분. 12시 40분쯤 10분간 자리를 비웠던 TT. 린팡후이가 자신 명의의 호출기를 상대에게 줬으니, 단순 친구나 고객관계가 아닌 그녀의 동료가 말했던 결혼할 남자였을 것이고, 그게 바로 TT라는 것. TT의 변심에 분노한 그녀의 협박 등에 67식 소음권총으로 살해했을 것이라고 한다. 이에 이미 시체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고, 스번성 등이 다른 곳으로 도주했다면 실패했을 계획이라는 TT에게, 관전둬는 쪽지와 여관 4호실의 열쇠로 형 스번텐의 지시라고 오인하게 해, 스번성을 하이양 여관으로 유인한 것이라고 한다. 범죄자가 도주하다 포위되었다고 생각되었을 때 인질을 잡는 것이 정상적임에도 스번성이 도주하지 않고, 하이양 여관에서 인질을 잡는 건 말이 안된다고 한다.
끝까지 부인하는 TT에게 한낱 자신의 죄를 숨기기 위해 현장의 무고한(구할 수도 있었던) 생명을 모두 죽인 것이라고 비난하는 관전둬. 정면(도주중 이었다면 등에 총상)에서 총을 맞은 청소부 리원을 스번성을 죽이기 위해 이용했고, 스번성을 죽인 뒤에도 경찰임을 밝혀 문을 열게 한 뒤 추자이싱과 첸바오얼도 살해한 냉혈 악당이라고 비난한다.
총기에 스번성의 지문을 남기기엔 지원조가 도착할 때까지 짧은 시간이었다고 하자, 모두 죽인 뒤에 진입한다고 보고하고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스번성의 소총을 복도에 난사했다면 가능하다는 관전둬. 증거가 없다는 TT에게 전체 작전 과정 중 각 팀의 작전 시간을 비교하면, 빈틈(계단으로 이동한 후 바로 보고하지 않은)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자신의 진술에 모순점은 없다고 끝까지 뻔뻔하게 부인하는, 그리고 여전히 침착한 TT를 보며 그가 생각보다 훨씬 용의주도 하다고 느끼는 관전둬. 결국 관전둬는 품에서 총알이 든 유리병을 꺼낸다. 스번성의 가슴에 박혔던 것으로, 자신이 웨이야오쭝 변호사가 맞은 총알로 바꿔놨다고. 즉, 스번성에게 명중한 첫 번째 총알은 67식 권총에서 발사된 것으로 만들어 TT의 보고에 모순점을 만들 것이며, 스번성 시체의 총알과 보고서의 허점이 합쳐지면 TT는 중요 용의자가 될 것이라고 한다. 증거를 조작한거냐는 TT에게, 자신도 증거를 남기지 않았으니 내부조사과에 고발해도 좋다고 얘기한다.
단지 관둰저는 TT에게 자수할 기회를 주고 싶었으나, 그는 월요일 경찰서에서 권총자살한다.

TT의 죽음 후, 관전둬는 자후이루사건의 의문점, 증거, 자료 등을 내부조사과로 보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차오쿤에게 얘기했다. 사실, 관전둬는 탄환 바꿔치기는 하지 않았었다. 관전둬는 TT의 자살은 구속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절대로 자기를 이길 수 없다고 시위하는 거라고.
상부에서는 사건을 숨겨 스번성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TT는 인질 구조실패에 대한 우울증에 의한 자살로 덮기로 했다는 차오쿤. 이에 경찰의 정신을 망가뜨리는 거라고 분노하는 관전둬지만, 거짓으로라도 경찰의 위상을 지키는 게 대의라고 주장하는 경찰 상층부.
이에 관전둬는 공적(한달 안에 스번텐을 생포)과 과실(경찰 내 해악을 끼친 사례로 TT사건 공표)을 상쇄하자고 한다.


5. 1977년 6월 앨프레드 힐 유괴사건

12시 46분, 끊임없는 전화벨 소리에 잠을 깬 스텔라. 불러도 대답이 없는 아들 앨프레드의 유모 리즈(량리핑(梁麗萍)). 전화를 받자, 아들의 유괴를 알리는 낯선 이의 목소리. 그는 경찰에 신고하면 아이가 죽게 될거라 덧붙인다. 2시 반쯤 다시 전화해 남편과 몸값 얘기를 하겠다며, 정문 밖 가로등에 남긴 선물을 확인한 후 남편에게 연락할지 결정해도 좋다며 전화를 끊는다. 학교로 전화해 아들의 하교사실을 확인한 스텔라는, 일(간호사)때문에 아이에게 소홀했던 자신을 책망한다. 남자가 언급한 상자 -흙투성이에 핏방울이 튀어 있는 아들의 체육복과, 5센티미터 길이의 묶인 붉은 머리카락이 들어있는-를 열자마자, 그녀는 히스테리 상태에 빠졌다.

아내의 전화를 받자마자 급히 집으로 돌아온, 홍콩 염정공서(각계의 부정부패 조사기관)의 조사관 그레이엄 힐. 그는 부패의 범위와 정도에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뇌물'이 사회전반에 만연했으며, 경찰조직의 부정부패 또한 심각한 상태였다. 현재 그의 팀이 맡고 있는 사건은, 점차 규모가 밝혀지며 역대 부정부패사건보다 심각했다.
1976년 4월 공상서(工商署: 현재의 세관) 수사대가 서카오룽 야우마테이 과일시장 부근 빌딩에서 시작해, 마약 소탕작전을 펼쳤다. 체포된 자 중 한 명이, 막대한 뇌물에도 체포된 것에 앙심을 품고 부패한 경찰정보를 제공하겠다고 한 것이다. 마약밀매조직은 상세한 뇌물수수 명단이 기록된 장부를 갖고 있었고, 조사가 길어질 수록 사건규모 역시 커져만 갔다. 고위 간부도 포함된 단순 '찻값' 수준을 훨씬 넘어선 수준이었으며, 염정공서의 칼날이 경찰을 향하고 있음도 알려졌다.
경찰로서 그레이엄도, 범인의 말을 따라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다는 것을 안다. 다만, 자신이 염정공서 사람임을 이유로, 경찰들이 소홀히 처리하거나 혹은 수사를 방해하거나 아들을 죽게할까봐 두려웠다.
하지만, 경찰과 염정공서 간 악감정에도 현재 믿을 곳은 경찰뿐, 다른 선택지가 없는 그레이엄은 전화기를 들었다.

영어에 능통한 마이젠스(麥建時), 경장 쉬전(徐真), 웨이쓰방(魏思邦) 3명의 부하와 출동하는 서른 살의 관전둬. 관전둬는 올해 초 독찰에서 고급독찰로 승진했다.
고급주택 난씨 아파트 도착 직전 차를 세우라는 관전둬. 범인들이 감시중일 수도 있으니, 아파트 관리인에게 방문목적도 다르게 얘기하라고 지시한다.
웨이쓰방은 전화 추적장치를 설치. 그레이엄은 관전둬들에게 상황을 설명한다.

2시 30분 정각 납치범의 전화. 추적을 피하려 여러 통의 짧은 전화로 몸값을 요구하지만, 그레이엄은 염정공서 공무원이라고 하자 상대는 45분 내 10만 홍콩달러를 준비하라고 한다.
납치범은 그레이엄에게 현금을 모두 금괴로 바꿀 것, 웨스트포인트의 케네디타운 수영장에서 금괴 주머니를 들고 서있을 것을 전화로 지시한다. 서있는 그에게 모토사이클  한대가 달려와 주머니를 낚아채 가지만, 열린 주머니에서 금괴들이 떨어지고, 오토바이는 그대로 도주한다.

아들에게 소홀했던 스스로를 탓하면서 집으로 돌아온 그레이엄에게, 관전둬는 (경찰신고한 사실을 숨길 목적)우연히 날치기 강도를 목격한 형사가 범인을 뒤쫓았으나 놓쳐, 날치기 당할뻔 했던 외국인을 경찰에서 찾고 있다고 언론에 알렸다고 한다. 뉴스를 기다리던 중 집으로 돌아온 리즈와 앨프레드. 리즈는 미술학원 야외활동에 다녀왔다며, 다음 주 수업이 오늘로 변경됐음을 얘기했었고 사인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기억에 없는 스텔라. 그리고 늦는다는 메모를 남겼다는 리즈. 그러나 메모는 화분과 선반사이에 떨어져 있었다.  

빨간머리의 다른 학생 피해자가 있을 수 있다며, 모두를 경찰서에 데리고 가 진술받게 한 관전둬는 다시 난씨 아파트로 돌아와, 베란다를 통해 그레이엄 집으로 몰래 들어간다. 자신의 앞에서 두번이나 금고를 열었던 그레이엄이었기에 비밀번호 조합을 이미 기억하고 있는데다, 그레이엄이 동전을 찾는 사이 몰래 그의 금고 열쇠를 복사해두었었기에 금고를 열고서는, 보관중인 뇌물수수 경찰관 기록장부를 챙겨 경찰서로 돌아온다.

월요일 점심 리펄스베이에서 그레이엄과 몰래 만난 관전둬. 뇌물장부를 건네자 경악하는 그레이엄에게 관전둬는 납치극도  납치극을 가장한 사기극도, 진짜 목적은 바로 이 장부라고 한다. 따라서, 범인은 '경찰(들)'이라고. 그레이엄은 이 장부는 복사본이라 훔쳐봐야 소용없다고 하자 관전둬는 그들이 원하는 건 증거가 아니라 정보-선공을 함께할 부패경찰 동료를 찾는-라고 한다. 고위급이 있으면 상부에 영향을 미치기 쉽고, 경찰과 염정공서의 대립을 선동하거나 브로커들을 각종 이유를 들어 졔거할 수도 있기때문. 공범인 리즈는 스텔라에게 통신문을 알려주지 않았고, 스텔라의 서명을 위조했으며, 메모도 나중에 꺼낸 것이라고 한다. 리즈가 교복, 머리카락, 전화 속 목소리 모두 사전준비를 했을 것이며, 납치범들의 지시는 그레이엄의 금고열쇠를 손에 넣기 위해서라고 한다.
관전둬는 범인의 전화를 받은 러샹위안(樂香圓) 카페 직원이 그레이엄을 미스터 샤(동료들이 힐과 최대한 비슷한 중국 성(姓) 샤(夏)로 부름)로 불렀기 때문에 이미 납치극이 가짜임을 눈치챘었다. 그리고 범인이 처음 요구한 금액과 달리 범인들이 미리 준비해둔 주머니는 7만 홍콩달러 상당 금괴에 해당하는 크기였기에  범인은 그레이엄 가족의 신분, 집안 사정, 재무상황까지 이미 알고 있었다는 의미이며, 수영장의 지시는 금고열쇠를 복사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리고 보석을 꺼낼 때 금고비밀번호를 봤던 자신의 부하 라오쉬 역시 그 패거리일거라고 말한다. 부족한 몸값을 관전둬가 빌려주겠다고 했을 때, 경찰규칙을 들며 반대한 건 금고비밀번호를 알아내기 위함이었을 거라고.
그리고 서류 일부를 금고에 남겨둔 건, 범인들의 경계를 풀게 하기 위해서라 한다.

사실 관전둬는 7년 전  런던 경찰연수 실습기간 중 그레이엄의 부하로 일했었다. 납치사건 때도 그레이엄은 관전둬에게 직접 신고했고, 홍콩으로 오기 전 앨프레드의 학교를 열심히 알아봐준 그레이엄의 홍콩인 친구도 바로 관전둬.


6. 1967년 8월 19일 폭탄테러 사건

20살도 채 되지않는 '나'는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중학교도 채 못 마친 채, 판자방(집 안에 나무판자로 공간을 나눠 세를 준 작은 방)에 살며 시간제로 온갖 일을 하고 있다. 더욱이 67폭동으로 일은 구하긴 더 어려워졌다. 요즘은 집주인 허씨 아저씨의 스토어에서 일하며 용돈벌이 중이다. 요즘은  구인광고를 볼 때마다, 경찰시험을 보는 건 어떨까 생각하지만 -피가 섞이진 않은- 형은, 경찰의 목숨은 정부가 돈으로 산, 값싼 총알받이, 방패막이라고 얘기한다. 많은 영국인들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으니, 진짜 영국과 중국간 전쟁이라도 발발한다면, 경찰들은 영국인이 순조롭게 떠날 수 있도록 하는 장기말로 쓰일 터이니 틀린 말이라고 할 순 없었다. 우려하던 전쟁은 없었지만, 홍콩정부는 7월 22일부로 긴급법령을 발표했다. 이에 좌파 노동자들은 사제폭탄 등으로 맞섰다.
좌파들은 영국인보다 홍콩인 경찰들을, 홍콩인 경찰들은 영국인보다 좌파를 더 증오한다. 폭동 이전에도 경찰은 여러가지 특권을 누렸다. 순경에게 미리 '찻값'이라도 쥐어주면 웬만한 문제는 곧바로 해결되었다. 더욱이 폭동 이후, 경찰관은 독단으로 죄를 확정할 수 있는 권력을 얻게 되어, 현시점의 홍콩에서 죄를 날조할 수 있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그러나 영국인들이 물러가면 그들은 바로 척결대상이 될 것이기에,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판자방 이웃이자 좌파 노동자인, 기자 두즈창(社自強)과 방직업 노동자 쑤쑹(蘇松)에 의하면, 집회에 참가하면 조합에서 돈을 준다고 한다.  

낮에 힘들었을 거라고 들어가 쉬라는 주인 허씨 아저씨의 배려에 낮잠을 자던 나는, 잠결에 이웃 쑤쑹과 두즈창, 쑤숭의 동지 정톈성(鄭天生), 쩌우동지의 파인애플(폭탄) 공격 계획을 듣게 된다. 평범한 시민들을 걱정하는 두즈창에게, 정톈성은 '동포들은 접근하지 말 것'이라 써붙였으니 시민들을 다치게 하려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모레부터 연이은 행동개시.

아무렇지 않은 척 다음 날 일하던 스토어에, 정톈성이 와서 거리를 훑어 보며 음료를 마신다. 그리고 단골인 두 경찰(일명 아삼과 아칠)이 음료를 찾는다. 라디오에선 영국 왕립공군 부참모총장 플레처 장군의 홍콩 도착사실을 알렸다. 그 순간 정톈성이 '흰 돼지'라며 욕설을 내뱉자, 아삼은 경찰봉을 휘둘렀다. 그 때 그의 바지에서 쪽지가 떨어지자 나는 얼른 주워 아칠에게 전했다. 쪽지를 본 그들은 수갑을 채운 정톄성을 경찰차에 태우고 떠났다. 기억력이 좋은 나는 주울 때 슬쩍 봤던 쪽지 내용을 다 외웠다. 그건 폭탄설치 계획표. 어제 들은 대화에선 "일이 끝나면 조던 부두에서 헤어지기로 하지"라고 했지만, 쪽지에 부두는 없었기 때문에 나는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다음 날 내가 아는 사실들을 얘기하자 신고로 오해하는 아칠에게 부두에 대한 의문점을 얘기한다. 아칠은 쪽지 내용에 따라 폭탄을 설치하려면 배를 탈 수밖에 없으니 이상할 것 없다고 얘기하지만, 나는 쪽지의 설치시간을 맞추려면, 그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굳이 휴무일인 토요일에 정부부처에 폭탄을 설치하겠냐고 하자, 뭘 의심하냐는 아칠에게 쪽지는 가짜고, 정톈성은 경찰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미끼일 거라고 얘기한다.

오후 아칠과 함께 두즈창의 방을 조사, 스탠드 등 받침대 아래서 지도를 발견하고, 쑤쑹 등이 언급했던 '1호'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이후 증거를 찾았으니 돕는 건 여기까지라는 나에게, 그는 함께 조사하자고 하며, 두즈창의 사진을 갖고 나간다.
완차이 경찰서에 세워둔 자신의 폭스바겐 비틀에 나늘 태우고 제일대다루에서 쑤쑹 등이 있는지 살펴본다. 경찰 신분증을 내밀고 탑문하지만, 다들 못봤다는 얘기뿐. 1층에서 과자를 파는 여종업원에게 묻자, 11시쯤 가방을 든 사진 속 남자와 4~50대의 살집있는 남자가 과자를 사서 검은 차를 운전해 갔다고 얘기해준다.
나는 부두가 목표가 아닐 것 같다고, 지도 상의 X가 진짜 목표이니 바다 위 X(페리선)가 진짜 목표일 거라고 말한다. 그러자 아칠은 선원들에게 탐문, 다른 페리 민방호(號)에서 욕하며 싸운 젊은이들이 있었다는 얘기를 듣는다. 민방호로 연락해 선원들에게 의심스런 물건들을 조심히 찾아보라 했지만 없었다. 그때, 라디오에서 플레처 장군관련 소식이 흘러나오자, 범인들이 노리는 1호가, 차량번호 1호인 경무처 처장의 1호차를 노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나의 뇌리를 스친다. 나의 이야기에 놀라며, 경무처장은 공직자 파티참석시 1호차를 타는 것이 관례로, 경무처장이 보좌관과 보드가드만을 데리고 페리를 타면, 1호차는 무방비 상태가 되니, 범인의 목적은 경무처장 암살일거라는 아칠. 아칠은 경무처장 호위대에 알려주면 되지 않냐는 나에게, 보고는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해 시간이 걸리므로 자신들이 카오룽 부두로 가서 경무처장이 1호차에 타는 걸 막아야 한다고 한다. 도착 직전 만난 불법집회. 내가 울린 경적에 시위대가 아칠의 차(경찰마크가 붙은)로 돌격하자, 아칠은 후진했다가 시위대를 향해 돌진했다. 화염병을 던지는 시위대를 피해 차에서 내린 그들은 지나가는 시민에게 모터사이클을 공무집행의 이름으로 빌려 탄다. 그러나 이미 5분 전 경무처장의 차는 떠났고, 그들은 차를 뒤쫓는다. 혼잡한 도로를 피해 노천시장을 통해 따라잡고, 차를 세운 그들. 차 아래 연료통에서 발견된 이물질. 아칠은 경무처장 암살이 실패하더라도, 1호차 폭발로 경찰의 사기를 꺾으려 하는 것이기에, 자신이 폭탄을 해체해 보겠다고 한다. 그리고 지원한 경찰관 한명과 해체 성공 후, 경찰차를 타고 가 카오룽 부두에서 경찰선을 타고 홍콩섬으로 향했다. 고위경찰들이 나와 아칠에게 계속 질문하자, 우연히 대화를 듣게 된 것부터 모두 설명했다.

구타당한 채 잡혀 온 쑤쑹과 두즈창. 나도 모르게 서류벽(壁)에 몸을 숨기고, 형사들에게 잡혀온 쩌우동지의 목소리를 확인해준다.
1호차를 막아섰을 때의 서양인 경사가 나에게 보좌관을 통해, 필요하다면 관례를 깨고 자신이 보증인(2명의 보증인 필요)이 되어줄테니 경찰이 될 생각이 없냐고 한다. 나는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그때 한 경찰관이 두즈창이 아칠에게만 진술하고 싶은 게 있다고 했다고 전한다. 아침 7시에 돌아온 나에게 허씨 아저씨가 쑤쑹 등의 체포과정을 과장하며 말하자, 나는 놀라는 척을 했다. 라디오에서, 일반 주택지에 설치된 폭탄에 8세, 4세의 자매가 목숨을 잃었다는 뉴스가 흘러나온다.

다음날  평소처럼 방문한 아칠의 경찰이 될 생각 없냐는 물음에, 나는 어제 뉴스 속 자매를 죽인 건 아칠 당신이라고 얘기했다. 놀라는 아칠에게 폭탄을 직접 거기에 둔 건 아니지만, 두즈창이 그 폭탄을 진술하겠다고 했음에도 아무 것도 하지말라는 상사들의 명령을 그대로 따른, 멍청하고 고지식한 너때문에 죽은 거라고 쏘아부쳤다. 갑자기 체포된 두즈창이 폭탄제조자에게 연락할 시간이 없어, 접선장소에 그대로 놓여있던 폭탄이 터진거라고. 두즈창은 자신을 때린 형사들이 아닌, 언제나 '찻값'을 받지않고 무엇이든 제대로 계산하는, 그래서 다들 나름 선량하다고 생각하는 아칠에게 진술하려 했던 것이지만, 그는 상부의 명령에 아무 것도 안한 것. 경찰의 가치를 위해 목숨걸고 1호차의 폭탄을 해체했지만, 당신때문에 죄없는 아이들이 목숨을 잃은 거라고. 당신이 보호해야 하는 게 경찰인지 아님 시민인지, 충성하는게 홍콩경찰인지 홍콩시민인지 따져묻는다. 그리고 힘없이 돌아서는 그를 보며, 말이 심했다고. 사죄의 의미로 음료 한 병을 사줘야겠다고 생각했으나, 그 뒤 그는 보이지 않았다. 나중에 들리는 말로는, 그..관전둬..는 이번 사건으로 승진해서 다른 지역으로 발령이 났다고 한다. 그리고 나(관탕)는 형과 함께 일하기로 결정한다. '일하기 피곤한 경찰보다야 훨씬 좋지.'라며.


-13.67

1.《흑과 백 사이의 진실》: 2013년

혼수상태에 빠졌다 깨어나길 반복하던 관줜둬는, 구차하게 삶을 연장하고 싶지 않으니, 자신의 생명을 유용하게 써달라고 부탁하고, 뤄독찰은 그의 유언을 위씨집안 사건으로 지킬 수 있었다.
재계 거물인 위안원빈 사건은 정부, 경찰, 재계, 사회 여론이 얽혀 있기에, 조기해결을 위해 위용롄이 모든 죄를 뒤집어쓴 채 사건이 종결될 우려가 있었지만, 뤄독찰의 사명은 진짜 범인을 심판대에 세우는 것이었다. 사실 관전둬의 뇌파측정기는 뤄독찰의 연기였고, 이는 왕관탕이 스스로 자신의 계획에 실수가 없었는지 의심하게 하였다. 또한 위용롄 체포 직후 시스템오류로 설치된 카메라를 철수시키는 척, 덫을 놓았던 것이다. 왕관탕을 위안원빈의 죽음으로는 처벌할 수 없었으나 유유히 법망을 빠져나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기에, 남은 사부의 목숨에 의지해, 그를 단죄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법이 왕관탕의 '절대 체포되지 않는' 범죄수법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경찰의 사명을 지키기 위한 그의 방식은 어쩌면 검은색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의 목적은 흰색이다. 흑과 백 사이에서 정의를 찾아라. 이것이 바로 뤄샤오밍이 관전둬에게서 이어받은 사명이다.

왕관탕의 복수는 무엇때문이었을까? 위안원빈의  비열한 (사랑하는) 위첸러우 강간에 대한 복수였을까, 아님 부와 권력을 위한 경쟁에서 비열한 방법으로 자신을 이긴 것에 대한 복수였을까? 모두일 수 있지만, 후자쪽이 더 크지 않을까? 전자(前者)라면 강간범의 정체를 알았을 때, 그를 직접 단죄하거나 (옳은 방법은 아니지만), 아님 세상에 폭로하여 사회적으로 말살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강간의 증거인 위용리를 죽이고, 어린 위용이를 형을 살해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게 했으며, 위용롄을 -본인은 알지도 못한 채- 친아버지를 죽인 패륜아로 만들었다. 그럼에도 자신은 유유히 빠져나가는 악랄함을 보였고, 결국은 뤄독찰에게 흑(黑)으로 백(白)을 이루게 했다. 물론, 위안원빈도 탐욕스럽고 비열한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친아들인 위용리의 죽음에 마음껏 슬퍼할 수조차 없었고, 친아들인 위용롄에게 살해당했다. 죽어가면서도 아들을 지키기 위해, 구조요청도 하지않고, 현장을 조작하기까지 했다. 뤄독찰은 위안원빈의 죽음은 절반은 범인에 의해, 나머지는 위안원빈 자신에 의해 완성되었다고 했다. 그건 위안원빈 나름의 속죄이지 않았을까.

위용리, 위용이, 위용롄은 위안원빈의 아들일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위첸러우의 아들이기도 함을 왕관탕은 잊었다. 원치않은 임신에 망설였던 것은, 왕관탕 자신이었다. 인생의 밑바닥을 허우적댈 때, 함께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찐"이다.

왕관탕은 말했다.
"증오와 사랑은 두 얼굴을 가진 한 사람입니다. 한 사람이 누군가를 사무치게 증오하게 하려면,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자신이 깊이 사랑하는 사람이 그 누군가에게 상처입었다는 사실을 알게 하는 겁니다."
정말 악랄한 가스라이팅이다.

악(惡)을 선(善)으로 갚을 수는 없겠지만, 굳이 악(惡)을 악(惡)으로 갚아야만 할까?


2. 《죄수의 도의(道義)》:  2003년

삼합회 홍의련의 야우침 지역 두목 줘한창(左漢強)은 마약밀매 시장을 점령하고 몽콕을 오염시키고 있다. 줘한창은 기업가 신분으로 정계와 재계에 넓은 인맥을 자랑하고, 합법적 사업체로 불법적 사업들을 은폐하며 검은 돈을 세탁한다. 암호 '산살무사' 대규모 마약사범 검거 프로젝트와 실패, 그리고 연이어 발생한 사건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줘한창 검거를 위한, 관전둬의 큰 그림이었다. 심지어, 뤄샤오밍 자신조차 관전둬의 장기말이었음을 깨닫고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관줜더의 큰 그림, 감탄을 자아낸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얼마나 주변(인)을 주의깊게 살펴야, 얼마나 치밀해야 이런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지 놀랍기만 하다.

관전둬의 치트키 "조직의 도의"와 "죄수의 딜레마".
런더러처럼 '조직의 도의'를 생명보다 중시하는 옛 건달은, 절대로 남을 팔아넘기지 않는다. 자신보다 형제들의 안위를 더 중시하고, 자신에 대한 배신에도 도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침묵하는 런더러지만,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줘한창이다. 따라서, 런더러의 도의를 깨뜨려, 런더러와 줘한창 사이에 "죄수의 딜레마(서로의 협력(침묵)이 최선의 선택임에도, 자신의 이익만 고려하여 최악(배신)을 선택)"가 발생하게 하는 작전이다.
교활한 줘한창과 그 조직을 포함한 마약밀매 조직의 검거를 위한 한방이 다른 삼합회 런더러의 "조직의 도의"라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다.
"여자와 아이는 건드리지 않는다."는 런더러의 도의는, 일견 -삼합회의 범죄자치곤- 품격(?)이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이는 자신은 비열한 줘한창 등과는 다른 부류라 주장하는 겉멋에 불과하다. 어떠한 명분을 끌어들여도, 범죄(자)에 "도의"란 있을 수 없다.

"목적" 달성을 위한 불법적 "수단"은 정당화될 수 있나? 누군가의 희생을 기반으로 하는 수단이라면, 그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때론...세상이란, "하얀 거짓말"도 필요한 법이니까. 공적때문이 아닌 경찰의 사명을 지키기 위한 관전둬의 검은 방식(게임의 규칙을 무시하고 법률에 저촉되는 온갖 방법을 동원)이야말로 "하얀 거짓말"일지 모른다. 법과 규칙준수는 너무나 당연한 원칙이지만, 때론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3.《가장 긴 하루》:  1997년

제목처럼 "가장 긴 하루"였다. 몇 달을 골머리를 앓게 한 용액투척 사건도, 밀입국한 다취안 사건도, 흉악범 스번텐의 탈주 사건도 모두 해결한 하루였다. 그것도, 관전둬 경사의 은퇴 전날. 특히, 형사정보과 B조 조장으로 근무한 관전둬의 8년은, 스번텐의 검거로 시작해 스번텐의 검거로 끝났다. 대형사건들의 연속이었음에도, 해결은 관전둬의 예리한 관찰력과 추리 덕분이었다. 그래서인지 한편의 탐정물을 본 듯한 느낌.

스번텐의 정체폭로를 위한 거짓 약물이야기도, 아우를 체포하기 위한 거짓 증거도, 역시나 백(白)을 위한 관전둬의 흑(黑).

관전둬와 뤄샤오밍의 사제 관계의 시작을 알려준 에피소드. 관전둬는 많은 후배들 중에, 우연히 그레이엄가의 산성용액 투척 사건에 뤄샤오밍을 데려간 것이 아니라, 뤄샤오밍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진정한' 후계자로. 나이많은 부하의 견제나 시샘 등에도 개의치않고 사건에만 열성인 뤄샤오밍을 매의 눈으로 지켜보았을 듯. 활약은 거의 없지만(^^), 풋풋한 뤄샤오밍을 볼 수 있는 것도 하나의 재미.


4. 《테미스의 천칭》 : 1989년

관전둬는 말한다. "경찰은 테미스 여신의 칼과 같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범인을 잡고, 속여서라도 자백을 받아내겠지만, 경찰에게는 무엇이 '대의'인지 결정할 권리가 없다. 경찰 TT의 악행을 흉악범 스번성에게 덮어 씌워, 거짓으로라도 경찰의 위상을 지키는 게 대의라고 주장하는 경찰 상층부에게 이는 경찰의 정신을 망가뜨리는 거라고 분노하는 관전둬는 이를 용납할 수 없기에, 공적(한달 안에 스번텐을 생포)과 과실(경찰 내 해악을 끼친 사례로 TT사건 공표)을 상쇄하자고 한다.
'대의'라는 명목 하에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추악한 사실들이 숨겨졌을지. 종기는 언젠가는 곪아 터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도려내는 것이 답이다.

경찰은  자기 자신을 믿는 것 이외에 동료에게 생명을 맡길 수밖에 없다. '제복을 입은 사람은 모두 우리 편이다.'는 이런 동료에 대한 신뢰에서 나온다. 신뢰에 문제가 생기면 동료 사이에 의심이 싹트고 문제를 일으키며 결국 조직이 와해된다.
TT는 그 신뢰를 이용해 자신의 추악한 짓을 숨겼으며, 동료들과 무고한 시민의 목숨은 개의치 않았다. 관전둬가 준 자수의 기회마저 비웃으며 끝까지 죄를 부인했다. 사건을 모두 파악한 관전둬조차 결정적 증거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어둠에 써버렸다. 증거 바꿔치기라는 관전둬의 거짓을 듣고서야 흔들렸지만, 패배를 인정하기 보다는 자살을 선택했다. 한치의 미안함이나 속죄도 없이.
주위에 이런 인물 -더욱이 그 상대가 나를 지켜줘야 할 위치의 사람이라면-이 있다는 건 너무 두려운 일이다.
그러니 쉽게 믿지도, 함부로 의심하지도 않는 냉철함으로 상대의 진면목을 통찰할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하다.

가오랑산은 엘렌을 여전히 좋아하지만, 그녀가 자신에게 돌아오길 바래서 소란을 피운 건 아니라고 한다. 나쁜 남자 TT가 아닌 성실하고 일편단심인 좋은 남자와 결혼한다면 조용히 축복해줬을 거라고. 이에 관전둬는 옳고 그름을 떠나 엘렌의 결정은 그녀 자신이 책임질 문제이며, 충고해도 듣지 않는다면 그녀의 생각을 바꿀 권리가 가오랑산에겐 없으니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녀가 길을 잃고 헤맬 때 곁에 있어주는 거라고 한다.
가오랑산에게 말해주고 싶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상급자의 명령에 불복(그러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노력한)하여 순경으로 강등된 뤄샤오밍에 대해, 관전둬는 '경찰'이 해야 할 일보다 '인간'이 해야할 일을 먼저한 것이니, 좋은 경찰이 될 재능이 조금은 있는지도 모른다고 한다. 아마도 뤄샤오밍을 주의깊게 보게 된 계기였을 듯.


5. 《빌려온 공간》 : 1977년

'오얏나무 아래선 갓끈을 고쳐 매지 않는다.(李下不整冠)'
관전둬와 그레이엄이 친구였던 반전!  
서로 대립관계인 기관 소속이라 괜한 오해를 사지않기 위해 서로 모른 척한 것이지만, 독자들은 모두 그들이 초면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으리라. 그러나 아들 앨프레드의 납치사건이 발생하자, 그레이엄은 망설이지 않고 관전둬에게 전화를 걸 만큼 믿음이 컸다.
모든 것을 알아냈음에도, 관전둬는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장부를 확보한다.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 비밀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게 된다.'를 알기때문이리라. 관전둬가 장부를 지켜준 건, 범인들의 계략을 역이용해서 염정공서가 그들을 일망타진하게 하기 위함임을 그레이엄은 알았다. 염정공서와 경찰은 대립관계임에도 왜 도와주냐는 그레이엄의 질문에, 관전둬는 경찰조직에는 여전히 범인 일당이 숨어 있고, 일망타진하려면 역시 그레이엄과 그 동료들의 손을 빌릴 수밖에 없다고, 단순히 같은 제복을 입고 있다고 해서 우리편이라 생각하고 맹목적으로 돕는 건 심히 멍청한 일이라고 한다. 나쁜 피를 뽑으려면 외부 힘이 필요한 법이니까


6. 《빌려온 시간》: 1967년

우와~ 이 책 중 최고의 반전이 있는 에피소드가 아닐까 싶다. 마지막까지도 화자(話者)인 '나'가 관전둬일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경찰이 되면 어떨까 고민하고, 날카로운 추리력과 뛰어난 기억력을 가졌으니, 누구라도 '나'=관전둬로 생각할듯. 정말이지 아칠이 관전둬일거라곤 생각치도 못했다. ㅎ
이전 에피소드에서 67폭동시 엄청난 공을 세웠음에도, 관전둬는 언급하길 꺼려하는 것 같다고 말한 복선이 이 의미였을 줄이야~
나, 관탕의 날선 비판은 관전둬를 각성하게 하고, 트라우마를 남겼을 것이다. 때문에 관전둬는 스스로에게도, 제자 뤄샤오밍에게도 경찰의 사명은 시민을 지키는 것이라는 점을 계속 주지시켰으리라.

나는 처음에는 노동자들을 동정했지만, 사제폭탄 등으로 정부에 맞서 무고한 사람들까지 위험에 휘말리게 하는 그들의 행동에 동의할 수 없다. 좌파 노동조합도, 정부도 서로를 통절하게 비판하며, 자신들이 정의라고 주장하지만 민중들은 속수무책 강권과 폭력에 유린당하고 있을 뿐이다.
권력이란, 이상과 신념, 재물로 유혹해 아랫사람의 목숨도 바치게 만들고 쉽사리 토사구팽하지만, 현실에서 권력과 재물은 영원히 한 움쿰의 적은 사람들 손에 있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정말이지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순수한 목적(부당한 권력을 향한 저항)의 시작이었음에도 한톨의 불순함이라도 개입되면, 어느새 본래의 목적은 변질되어 또 다른 권력을 탐하는...또 다른 악(惡)이 된다.